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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배쓰 Dec 19. 2021

[요요교환일기] 시즌3 14화

<라오스 오빠> 나바사나


힘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의 두 번째 게스트.

R님의 태국 로맨스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이야기는 R님과 양배쓰의 카톡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이 계절. 12월의 바캉스같이 로맨틱한 이야기.

두말 필요 없이 이야기에 빠져보세요!

(매우 매콤합니다! 주의해주세요!!)



<라오스 오빠>


R:

그 오빠랑 어떻게 첨 만났냐면

게이 어플을 통해서

한국에서 첨 알았어.

그 오빠야가. 내한테 말 걸었는데

나는 그때도 별 관심도 없고,

딱히 누굴 만나자할 마음도 없어서

그냥 대답만 하다가 흐지부지됐지.

그러고 시간이 지나서

내가 태국 가서 심심해서 어플을 켰는데

주위에 그 형이 뜨는 거야.

(1km 와 같은 데이트 어플)

헉. 여행지에서 보니 너무 반가워서 인사를 했더니 그 형도 날 알아보고 너무 반가워하데? 그래서 니 알다시피 나는 어차피 여행 가서 계획도 없고 그래서 그날 오후에 바로 팟퐁 야시장 뒤에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했지. 그래서 나왔는데


사진보다 훨씬. 멋있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어떻게 여기서 만나지?” 하며 신기해했어. 나는 당연히 여행이었고 그 형은 비즈니스로 라오스에 새로운 일을 개척하러 시장조사 겸 떠나는 길에 하루 잠시 태국에 머물렀다가 라오스로 가는 길이었어. 스탑오버한 거지. 아. 이틀 머물렀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는데. 더 좋더라!

단 시간에 홀랑 빠진 거지. 그런 데다가 뭔가 만나는 과정도 드라마틱한 데다 내가 좋아하는 나라에서 만난 데다가 이야기해보니 더 마음에 들고. 그래서 밥 먹고 바로

붕가붕가를 하러 갔지.


그때 밤에 뺨을 맞았지. 근데 내가 아프다고 하니 진짜 애 어르고 달래듯이 내를 안아주데. 그 이후로 한번 더 붕가붕가를 했는데

엄청 아껴주면서 하더라. 그러고 나서 다음날 밥 먹고 이제. 나도 친구랑 왔으니 헤어지고 친구랑 노는데 자꾸 생각이 나데. 그래서 톡을 했는데 답도 잘 안 오고 너무나 안달이 나는 거야. 어, 그래서


‘시발. 뭐지’

원나잇용으로 따먹힌 건가.


기분 더럽데. 그러다가 한 오후 6시쯤 저녁 시간쯤에 카톡이 와서 뭐하녜. 때마침 같이 여행 온 친구는 게이 사우나 놀러 간다는데 나는 게이 사우나에 어차피 1도 관심이 없으니까 잘됐다 싶어서 보자 했지. 그랬더니 살라뎅 역 앞에 “nudi”라는 아시안 쌀 국숫집이 있었는데 거기로 오라는 거야. 그래서 갔는데 참나.


웬 현지 끼순이 게이년을 앉혀놓고 노닥노닥 놀고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쏘아붙이듯이 내 특유의(깍쟁이) 말투 알제?


“형, 왜 오라고 했어여? 이 년이랑 놀면 되지?” 이랬지. 그랬더니 그 형이

“얘는 금방 갈 건데? 이러는 거야.

근데  끼순이년보니   맘에 들어하는 눈치가 느껴지데. 그래서 내가 애를 불러놓고  금방 보내냐면서 같이 놀라면서 쏘아붙였는데.

“내가 부른 게 아니고 지가 온 건데?” 이러는 거야.

그러는 상황에 현지 끼순이년도(말은 못 알아듣지만) 분위기 싸한 거 느꼈는지 입이 툭 튀어나와서 썩은 표정으로 간다데. 그럼 가면 가게 놔 두지. (그 형이) 계산서 주면서 계산하고 가라고 머라머라하데. 그랬더니 끼순이년은 완전 삐져서 그 계산서 탁! 낚아채듯이 들고 계산하고 가데.

그러고 둘이 남았는데 난 여전히 기분이 계속 나빠있었지. 그래서 뭐했니, 언제 일어났니, 의미 없는 뻘 소리 대화이어가는데 니도 알듯이 내 특유의 아니꼬운 표정이 없어지지 않았겠지? (짜증 나면 표정으로 다 드러나(내)는 스타일) 그랬더니 그 형이. 아니 보통 남자 같으면 니 기분 나쁘나? 왜 나쁜데? 내가 쟤 부른 것도 아니고, 지가 와서 앉았다 간 건데 왜 내한테 기분 나쁜티 내는데? 이랬을 거잖아? 근데 그 형이 내보고


“일단.. 니 기분 계속 나쁘나?” 묻데.


그래서 내가 뾰루퉁하게

“아니여. 안 나쁜데요? “ 이랬어.

그랬더니 그 형이 씌-익 웃데?


양배쓰: ‘너 나 좋아하게 됐구나?’ 이런 느낌인가?


R:

응. 그래서 내가 너무 내 맘이 들킨 거 같아 무안하잖아. 그래서 가만히 있었더니


“니 쟤한테 혹시 질투했나?” 이러는 거야.


근데 그 끼순이년이 얼굴은 또 나름 이뻤어

그래서 더 내가 기분이 나쁘고 질투가 났던 거지. 근데 그 마음을 들킨 거 같아 더 괜히 뾰루퉁한거지. 그러고 나서 나와서 길을 걸으면서 데이트를 했어. 이야기하다가 같이 걷고 하니 또 기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 풀리고 여전히 그 형이 너무 좋데? 근데 그 형은 내일 라오스로 떠나고 나는 3일 태국에 더 있고.

너무 이상하게 슬프데. 하루 같이 있었는데 진짜 내를 무슨 막내 동생처럼, 아들처럼 귀여이 여겨주는 게 느껴지는 거야.

모든 상황과, 내가 좋아하는 나라인 것과 복합적으로 아쉬웠어. 그러고 밤이 돼서 또 그 형 숙소로 가서 붕가붕가를 하고, 사실 피곤도 하고 넘치는 성욕이 아니어서 짧게 하고,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엄청 많이 했어. 그때 나는 회사 다니면서 그만두고 싶었을 때라 그런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니 아까 저녁에 걔한테 솔직히 질투했지?”


갑자기 잘 나가다가 또 그런 소리를 하데.

아니라고 그러면서

“걔 얼굴도 나름 이쁘고 태국애치고 괜찮던데 계속 만나보지 왜요?”

또 마음에 없는 소리를 했지. 그랬더니 그 형이 또 피식~ 웃으면서 한 말이 히트.


“니는 니가 그런 끼순이같은 것 따위와 비교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러는 거야. (꺅)


니는 그런 애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된다. 왜 그런 거에 질투를 하냐면서 그 말을 듣는데 진짜


‘아, 이게 사랑이구나.’ 그랬다. 진짜 그 형이랑 평생을 함께하고 싶더라. 그 말에 나의 모든 마음이 무장해제. 그러고 한국와서두 계속 연락을 했지. 근데 계속 만나지 못하고

결정적인 건 그 형이 나한테 라오스로 오랬는게 내가 못 가겠다 했어. 그 형은 아마 라오스로 오라는 게 자기랑 같이 살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니 라오스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었거든. 근데 본인이 가진 게 많은 것도 아니고 대놓고 오라고 하긴 좀 그러니까 그냥 오라고 한 거 같던데. 난 또 그땐 외국 나가서 사는 건 좀 무섭데. 이래저래 그래 내가 안 간다니까 그 형이 좀 실망을 크게 한 듯했어. 그 뒤로 그냥.. 연락 뜸 하다가 끝난 것 같다.


나는 그 말이 항상 너무 기억에 남는다.

니는 니가 저런 애랑 비교가 된다고 생각하냐고. 그 누구도 나한테 그런 말 해준 사람이 없었지.


내 인생에 화양연화인 듯하다.

이 이야기는 생각할 때마다 아련하다.






오늘의 요가

나바 아사나 Navasana

(Boat Pose, 보트 자세)

나바사나에는 두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1. 그림의 자세에서 다리를 굽히고 하는 법

2. 그림과 같이 다리를 쭉 펴고 하는 법


다리를 굽히고 진행해봅니다. 만약 힘들면 1번의 자세를 유지. 요가원을 다니신다면 이 나바사나에서 선생님들이 “허리가 펴진다면 다리를 쭉 뻗어보세요”라고 하실 겁니다. 그럼 한번 펴보세요! 허리 안 펴졌더라도 한번 다리를 펴보세요! 한번 맛을 보는 거지요.  제가 그냥 해보다 되기 시작한 자세들이 꽤 많답니다. 그냥 해보다 보면 그 단계에 가기까지의 시간이 많이 단축되는가수같달까요? 용기가 생깁니다!!


나바하나는 보트가 물에 떠있는 자세로 허벅지 앞이랑 복부가 정말 찢어질 듯 힘이 들어요. 후~ 정말 괴로운 자세중 하나입니다.


요가를 하다 보면 방법을 몰라 잘 안 되는 경우 & 방법은 알겠는데 몸이 말을 안 듣는 경우 두 가지가 팽배하게 대립하는데, 전자의 경우는 지도와 방법을 알면 서서히 개선이 가능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정말 오랜 시간을 들여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 그림의 자세인 나바사나가 후자에 해당하는 자세였답니다. 몇 년간 다리는 펴기는커녕 유지 자체가 괴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3년 정도 수련을 했을 때 즈음 (그냥 한번 해볼까?) 하다가 갑자기 다리가 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유지가 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앉은뱅이의 머리에 손을 얹었더니 갑자기 일어나 걷기 시작한 일화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가끔은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들이 가능해지기 시작하는 때가 오는 것 같아요. 단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요.


모두가 열심히 무언가를 해나가며 살아가는데 인간이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무언가를 해 나간다는 건 수련과도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나만 아는 소소한 성공이 조금씩 나에 대한 믿음으로 변화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


크리스마스가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습니다. 이 로맨틱한 R님의 이야기를 얼른 들려드리고 싶어서요. 아련한 이 기분을 느끼셨을지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나눠주신 R님께

평생 매콤하시길 바라면서!

감사함을 전합니다.


오늘도

나마스떼!!

그리고

merry christmas!!!!

메리 크리스마스!!!



다음 주 오힘님의 15화를 기대해주세요!

https://brunch.co.kr/@smart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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