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어떤 영화라고 기억나지않지만 이름만 들어도 아!하는 두 배우
에단호크와 필립세이모어호프만 주연의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2009년 작품이며 소설이 원작이다.
부모님의 애정지수는 오케이였지만 자신에게는 충분한 사랑을 주지않아
금쪽이가 된 앤디는 잘나가는 부동산회계사다.
번듯한 사무실에 세련된 슈트, 약간은 멍청하지만 아름다운 아내
그럼에도 그의 가슴은 답답하다.
내일모레가 감사인데 횡령한 사실이 들통날까 조마조마하다.
이런 때 도움되는 건 약이다.
부모의 사랑은 받았음에도 언제부터인지 어긋한 금쪽이 행크, 화이트칼라인 앤디형과는 달리
블루칼라로 하루하루를 먹고산다.
수입이 부족해도 자식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해주고싶어 사립학교에 보내고있지만 양육비는 몇달 째, 하다못해 현장학습비도 내주지못하는 형편이다.
형 앤디는 아주 좋은 껀수가 있다면 행크에게 수작을 건다.
" 돈필요하잖아, 아무도 안다쳐. 아무도 손해나는 게 없어"
앤디가 제안한 수작은 금은방을 하는 부모님가게를 터는 거다.
그 시간대에는 눈이 안좋은 알바아줌마가 있을거고 잃어버려도 보험받으면 손해볼 게 없다란 형의 제안이 솔깃하다.
그러나 행크는 너무 소심하다. 혼자 할 용기가 없다.
친구바비를 끌어들인다. 바비는 강도질로 먹고사는 잡놈이다.
" 총은 안돼"
몇 번이고 다짐시켰지만 일은 계획대로 되지않는다.
강도역할인 바비는 현장에서 총에 맞아 죽고 그 둘 형제의 친모는 의식불명이다.
영화는 사고를 내기 전, 각자의 상황으로 돌아간다.
앤디는 아내와의 잠자리도 할 수 없을만큼 지쳐있다. 게다가 약물중독이다.
아버지는 늘 동생 행크만 챙겼다고 원망하며 살아왔다.
멍청하다고 생각한 아내는 시동생행크와 부적절한 관계다.
일은 계획과 다르게 전개된다. 일단 계획부터가 잘못되었다.
부모님가게를 턴다는 것
알바대신 어머니가 일하러 나온 것
혼자 해야하는데 총들은 지인을 끌어들인 것
신고도 못할 것이라고 여겼던 어머니가 총을 먼저 쏜 것
그리고 지인의 총에 어머니가 쓰러진 것
행크는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 가시기도 전에
바비가족으로부터 협박을 당한다.
일촉즉발, 내일이면 횡령한 사실이 드러난다. 모든게 뽀롱할 상황이다.
이판사판, 앤디는 자신에게 약을 팔던 약쟁이를 털고 주변의 모든 위험인물을 무자비하게 죽인다.
손가락에 묻는 한 방울의 피는 어느 사이 몸 전체가 범벅이다.
" 차라리 나를 죽여"
동생 행크는 애원한다. 그냥 자신을 죽여달라고 한다.
형의 모습이 무섭다. 그저 돈이 없어서, 형의 제안에 숟가락을 얹은 것뿐인데
일이 너무 커졌다. 수습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before the devil knows you are dead) 란 이 제목은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 얼마간은 천국에서...즐겨라란 아일랜드의 격언에서 비롯했다는데
영화를 보기 전, 본 뒤에도 이 제목의 의미가 뭘까
그 해 영향력있는 영화였던 "악마가..."는 감독, 주조연의 미친듯한 연기에도 8점대 평점으로 다시 본 관객들은 큰 점수를 주지않았다.
개인적으로 시작부터 팡팡 터지는 것과 달리 과거로, 또 과거로 돌아가는 방식이
마치 역방향의 봉고를 탄 것마냥 피곤했다.
한 사람의 말도 안되는 계획으로 온 가족이 풍비박산되는 과정을 숨막고 본 때문인지 너덜너덜해지는 느낌도 있다.
영화 굿타임 역시 돈이 궁한 형이 순진한 동생을 은행강도에 끌어들이며 어떻게 사람이, 일이 이렇게 나빠질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naeelum/96
다행히 영화지만 꼭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너덜너덜, 피곤해지는 느낌은 현실에서 있음직한, 그보다 더한 상황이 매일 어디선가 일어나고있기때문같다.
미국은 총때문에 저 난리지만 총도 없는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사건사고가 끊이지않는건지 안타깝고 화가 나고 불안하다.
아일랜드격언처럼 악마가 죽음을 알기 전, 최소 30분이라도 천국을 즐겨야하는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