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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회사생활] K-직장인 캐릭터 모음 (11)

#11. 빌런(Villain), 회사에서 악역은 누구일까?

by Paint Novel Mar 17. 2025


# 우리 회사에 빌런이 나타났다!!


빌런이란 무엇일까? 빌런은 영화나 드라마 등 흔히 창작물에서 악역이나, 악당을 일컫는 말로 현재는 자주 쓰이다 보니 일상어처럼 회사 생활에도 침투했다. 일을 하다 보면 당연히 내 입맛대로 맞는 사람을 찾기는 꽤 어려운 법이다.

그럼 우리는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 하면서 양을 쫓듯이, “우리 회사에 빌런이 나타났다!” 하며 도마 위로 올리고는 빌런에 대한 넋두리를 시작한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외침과 함께 시작된 ‘양몰이’는 쉬울 수 있지만, ‘빌런이 나타났다’는 말로는 ‘빌런 몰이’라는 것은 꽤나 어렵고 복잡하다.


# 다양한 빌런 캐릭터, 진짜 악역은 소수일 뿐이라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단 빌런의 종류부터 다양하다. 정말 공공의 적으로 불릴만한 빌런은 ‘쓰레기(Trash)’로 취급되어 오히려 여러 사람들이 몰아내거나, 혹은 빌런이 고립되거나 둘 중 하나의 결말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빌런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정말 누가 봐도 일도 못하고 인성도 나쁜 빌런은 드라마 속에나 존재하지, 실제 회사에서는 돈 받고 일하기 위해 다니는 곳이라 사회적 가면을 한 꺼풀 쓰고 있어서 소수를 제외하고는 완전한 악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완전한 악역이 아니기에, 이해할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기에, 사람들이 빌런을 떠올리며 회사 생활 스트레스를 더 받는지도 모른다. 빌런이라 욕하는 사람들조차 진짜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는 마음 한 편의 양심이 있기 때문에, 내 회사 생활을 괴롭게 해서 욕하면서도, 사람 간의 정으로서 참아줄 수 있는 구석 하나쯤을 또 떠올리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디 사람을 미워하고 화내는 에너지가 많아질수록 화는 화를 더 부르고, 부정적인 에너지는 부정적인 것을 더 끌어당겨서 빌런을 욕하고 있지만 그게 지속되면 본인 자신이 힘든 것을 안다. 그래서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말도 어찌 보면 원수한테 화낼 시간과 노력을 본인을 위해서 쓰다 보면 사랑까지는 아니어도 결국, 본인을 위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나왔을 수도 있다.


# 빌런의 관점도 다양하다. 내가 빌런인가? 그대가 빌런인가?


사실 그리고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우리가 간과할 수 있는 점은 내가 욕하는 빌런 입장에서는 반대로 내가 빌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빌런이라 말할 정도면 일단 일하면서 서로 잘 안 맞고,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많은 관계일 수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라고 오히려 내가 생각했던 빌런 또한 나를 그렇게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서로를 빌런으로 겨누고 일하면서 잦은 마찰이 갈등의 씨앗이 되어 서로를 미워하고, 욕하고 다시 또 일하고 이러다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다 보면 어느새 또 아주 미운 사람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결국에 매일 출근해서 마주해야 하고, 정 안 되겠으면 그 회사를 떠나면 그만인 것이라, 진짜 ‘악 중의 악’으로 불릴만한 빌런이 아니고서야 사회적 가면 속에 완전한 악역은 사라지고, 좀 참기 힘든 성향의 사람들로 분류하되 빌런이란 호칭으로 대신 화풀이를 하는 정도가 대부분일 것이다.


#빌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낸 마음, '슬기로운 회사 생활'의 시작


그리고 빌런으로 한번 낙인이 찍히면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잘하든지, 못하든지 그냥 꽤 안 좋게 보일 뿐이다. 그러면 빌런의 장점은 저 멀리 없어지고 단점만 더 부각되다 보니 당연히 악순환이다. 그래도 그 악순환의 고리를 탁하고 끊어낼 수 있는 '자비로운 마음'이 있다면 그때부터 나의 회사 생활도 '슬기로운 회사 생활'로 접어들 수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빌런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면 적어도 대놓고 빌런이라고 욕하면서 화내며 힘들게 직장 생활을 하는 시간보다는 서로를 조금 더 위해주며 출근길이 일은 힘들어도 사람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매번 회사생활을 빌런 욕을 하는 술자리로 버틴다면 그것 또한 꽤나 나를 위해 참 못할 일이다. 한두 번 화내고 털어버릴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빌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일단 ‘나도 빌런은 아닌지?’ 곰곰이 성찰해 보고,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갈 수 있을까 방법을 찾다 보면, 빌런이 빌런이 아니게 되거나 혹은 내가 빌런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가거나 둘 중 하나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방법일 것이다. 맨날 빌런이라 욕하면서 얼굴 보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조차 아까운 내 삶을 허비하는 것 아니겠는가?

진짜 빌런은 사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데 그 빌런을 누군가는 꺼내고, 누군가는 꺼내지 않을 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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