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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회사생활] K-직장인 캐릭터 모음 (12)

#12. 미생(未生),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by Paint Novel Mar 19. 2025



#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미생입니다.


‘12 제자’ 아니고 회사 생활 ‘12명 캐릭터’ 중 마지막으로 ‘미생’ 캐릭터에 대해 알아보자.


미생(未生)’이란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를 뜻하지만, 회사 생활에서는 신입사원부터 우여곡절을 겪는 캐릭터를 쓸 때 많이 활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면서 오고 가는 광화문역 벽면에 보면 아래와 같이 어린 왕자 책에 나오는 문구가 크게 쓰여 있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어린 왕자‘


출·퇴근길에 저 문구를 보면, 지금 회사 생활이 어떠한지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회사 생활이 딱히 힘들지 않을 때는 ‘그렇지,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지. 초심으로 생활하자!’ 하며 미생 시절 순수한 마음을 다진다.


그러다가 요새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아졌다 싶으면 똑같은 문구를 보고 지나치더라도 ‘‘어린이’는 출근을 안 하지만, ‘어른이’는 출근을 하니까 그렇지!’ 나도 놀고 싶다고!’ 하면서 괜히 못마땅하다는 듯이 문구를 느끼며 일터로 향하기도 한다.



# ‘감정의 동물’에서 ‘적응의 동물’로 진화



인간은 ‘감정의 동물’인지라, 사회생활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렇게 살아가는데, 특히 학생이었다가 처음 사회를 접한 신입사원 미생 시절은 누구에게나 설움이 있다.

나 분명 똑똑했는데, 공부도 잘했는데… 일을 배울 땐 왜 이렇게 바보 같지?’ 하면서 퇴근길 혹은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치며 상사한테 지적당한 실수를 떠올리면 괜히 서럽다.

그렇게 신입 시절이 지나가면,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도 하지만 ‘적응의 동물’이기도 하다는 것을 시간의 힘으로 증명한다. 분명 사원 때 울면서 배우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자 차츰 익숙해지고, 나름 나만의 노하우도 생기며 커피 한 잔 마시며 산책할 여유도 확보한다. 그렇게 직급이 올라가고 성장한 자신을 돌아보면, 나름 뿌듯함도 느끼며 회사 생활을 이어간다.



# 미생(未生), 완생(完生)을 향하여



사업가, 프리랜서 등 다양한 부류가 많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대다수는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다. 그래서인지 회사 생활을 배경으로 드라마도 많이 만들어지는데, 지난 2014년 방영된 드라마 ‘미생’이 제일 인상 깊었다.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라고 소개가 되어있다.  그대로 장그래가 첫 사회생활을 하면서 펼쳐지는 회사 배경 드라마인데, 특히 대사가 와닿는 것들이 많아 인생 드라마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미생 드라마 제목처럼 아래와 같은 대사는 꽤 울림이 크다.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  게 이기는데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것이거든...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 드라마 '미생'


그렇다. 직장 생활을 하는 우리는 대부분 신입사원만 미생이 아니라 계속 미생이다. 완생을 원하지만 완생이 아닐 수도 있고 하지만 완생을 향하는 여러 캐릭터로 존재할 뿐이다.

[슬기로운 회사 생활] 캐릭터 모음 중 12 캐릭터의 마지막으로 미생 캐릭터를 쓴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11개의 특징적인 캐릭터로 나타나기까지 모든 이들은 신입사원 시절에 유독 도드라졌고, 지금도 한구석엔 늘 있는 ‘미생’ 캐릭터를 갖고 있기에 회사 생활의 근본인 캐릭터 같다.

우리는 일을 하다 보면 회사에서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다양한 역할이 주어지면서 성장한다. 일이 익숙해지듯이, 엄마 혹은 아빠가 익숙해지기도 하고, 딸, 아들, 이모, 삼촌, 손자, 손녀 등 다양한 역할 속에서 ‘받기만 하던 존재’에서 ‘누군가를 돕는 존재’로 성장한다. ‘이 나이대는 이렇게 해야지, 성숙해야지!’ 하며 주변 의식을 하다 가도 또 금세 여러 역할에 둘러싸여 피곤하고 바쁜 현대인으로서 커피나 술을 연신 마시고 있기도 하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완벽을 바라기엔 우린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다. 그래도 한번 살다가는 인생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으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출근을 한다. 부디 K-직장인의 삶이 슬기로운 회사 생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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