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서비스를 영위하는 스타트업의 세일즈 담당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회사가 별도의 세일즈툴을 도입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지어 직원수 50명 이상의 이제는 제법 알려진 스타트업에서 조차 세일즈툴은 물론이고, 아직도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같은 1차원적인 문서작성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라기도 했다.
나는 회사의 크기, 상품의 종류를 막론하고 반드시 세일즈툴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일즈툴을 도입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퍼포먼스와 임직원 세일즈 역량향상에 있어서 결코 무시하지 못할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도입을 하지 않았거나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회사와 사업의 성장을 위해서 꼭 세일즈툴을 사용해보도록 권유를 해왔다.
세일즈툴 도입을 권유했을때, 주로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았다.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 지금은 엑셀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좀 더 성장하면 검토해볼 예정.
세일즈는 개인기이기 때문에, 툴의 도움 따윈 필요없다.
그러나 위 2가지의 이유는 전적으로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된 판단일 뿐만 아니라, 회사와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위험한 생각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세일즈툴 도입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꼭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부탁을 하고 싶다. 왜냐하면 세일즈툴은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고안된 솔루션이며 담당자가 핵심적인 세일즈 역량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글을 읽어보고 꼭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가장 귀중한 자산은 무엇일까? 돈 일까? 나는 시간(Time)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돈은 없는 것이다)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지만, 야속하게도 스타트업에게는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또한 시간이야 말고 나의 노력과 의지해 의해서 남들보다 얼마든지 더 가치있게 사용할 수가 있다. 시간을 허투루 쓰면 생존할 수 없고, 잘만 활용하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초기 스타트업이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얻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절대적으로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이해이다. 도대체 고객은 어떠한 문제를 갖고 있는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예산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시간과 맞바꾸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조금씩 앞서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시간을 엑셀을 정리하고 저장하고 업데이트하고, 검색하는데 시간을 쓴다...? 안타깝지만, 그건 너무 스타트업스럽지 않은 자세이다. (만원을 아끼느니 백만원을 벌고, 1억을 벌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세일즈툴의 최대 장점은 매출성과를 기록하고 보고용 대시보드를 만드는데 있지 않다. (그 정도라면 솔직히 그냥 엑셀을 쓰느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 세일즈툴은 하루에도 수십번 진행되는 고객과의 대화 속에서 인싸이트를 발견하고 기록하며 고객과 시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빠르게 구축하고 전체 팀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어 팀 전체의 역량을 높여준다. 만약 아래와 같은 매우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 정리된 엑셀이나 노트를 10분 이상 봐야 한다면, 세일즈툴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주에 몇 개의 신규 고객/딜이 접수되었는가?
거래가 진행 중인, 2건의 고객담당자가 최근에 제기한 이슈는 무엇인가?
지난달과 비교해서 진행 중인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가? 시장으로부터의 반응이 좋아지고 있는가? ...
세일즈툴은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통해 개인의 역량과 생산성을 대폭 높여준다. 1시간에 1~2개의 딜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툴을 잘 활용하면 수십개의 딜과 관련 업무들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메일 솔루션은 1시간에 수백통의 개인화된 이메일을 발송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회신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3일 뒤에 리마인드 이메일까지 잊지 않고 보내준다) 세일즈툴은 한시가 바쁜 세일즈맨의 빠른 손과 발이 되어주어, 스타트업에게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객이 늘어나고 1명이 맡아야 하는 거래가 증가하면, 기억해야할 고객들의 이슈가 비례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다 보면 본의 아니게 놓치게는 핵심적인 거래정보와 기회가 반드시 생기게 되어있다.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의 기억력으로는 대처하지 못하는 수준이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에 있어서 고객과 거래의 히스토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B2B 거래의 경우, 보통 2~3달의 리드타임을 가져가고, 수주에 가까워질수록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거래과정에 필수적으로 개입되는 만큼 히스토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성과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워진다. 세일즈툴은 인간이기에 어찌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뛰어난 세일즈맨일수록 세일즈툴은 더 필요하다.
세상에는 이미 다양한 세일즈툴들이 있고, 저마다 다른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도입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해보고 진지하게 고민해서 결정을 해야한다. 왜냐하면 세일즈툴은 한번 도입을 해서 정착이 되고 나면 결코 바꾸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툴에 남아있는 고객과 거래 데이터는 물론이고, 툴에 적응해버린 세일즈팀의 업무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큰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이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선택지는 존재한다. 실제로 비교검토해보는 과정에서 발견한 솔루션들에 대해서 짧게 설명과 정보를 제공하니 충분히 검토해보고 선택하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실제로 주요 기업에서 사용하는 Salesforce는 제외했다. 스타트업이 사용하기에 비용이 많이 비싸고 불필요한 기능이 많았기 때문이다)
** 아쉽지만, 국내 세일즈툴은 추천을 할 만한 서비스가 없었다. 곧 파워풀한 국산 영업 솔루션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파이프드라이브 (Pipedrive)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 세일즈툴이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파이프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국내 스타트업들도 꽤 많아지고 있다. 거래 관리에 효과적인 칸반 보드 스타일로 거래를 관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거래 뿐만 아니라 고객, 기관, 담당자 등에 대한 정보를 개별적으로 기록해서 공유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세일즈 성과(매출, 신규거래 등)를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기능도 제공한다.
서비스 자세히 보기: Pipedrive.co.kr
허브스팟 (HubSpot)
역시 세일즈 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일즈툴이다. 파이프드라이브와의 차이점은 허브스팟은 세일즈 뿐만 아니라, 고객유입을 목적으로하는 인바운드 마케팅과 연계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만약 필드나 아웃바운드보다는, Inside 영업이나 인바운드에 주력하는 서비스라고 한다면 파이프드라이브보다는 허브스팟이 조금 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서비스 자세히 보기: HubSpot | Inbound Marketing, Sales, and Service Softw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