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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s Jang Aug 03. 2020

쓰레기 2


짊어지고 있는 짐의 대부분은 사실 추억의 무게이다.



오래된 수첩,

일기장

결코 다시는 읽을 것 같지 않은 책

낡은 전자기기

해진 옷들

그 외에 각종 추억을 빙자하며 남겨둔, 어떤 것들 정말 소중하고 어떤 것들은 아주 구질구질한 것들.



대부분의 경우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언가는 다시 보게 될 것 같아서 라는 생각 때문이겠지만

몇 년씩 그런 마음들을 유예하고 나면 그런 것들이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매년 상자들을 열어 정리를 하고 또 어떤 것들은  묵히기 위해 다시 들어가 버린다.

'너는 여기서 조금 더 있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버릴 수 없었던 건

기억하고 싶은 아쉬운 마음이 좀 더 커서였을까?



과감하게 가장 큰 쓰레기봉투를 연다.

오래된 엽서도, 카세트테이프도, 추억이 깃든 영수증도 모두 넣는다.

지금 이렇게 꽁꽁 싸매면 더 이상 기억조차 나지 않을 날들로 잊히겠지만

그래도 꾹꾹 채워 넣는다. 꽁꽁 매듭을 짓는다.


되돌려서 꺼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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