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끝사랑 16

by 알록

에필로그


준호는 그 후에도 한동안

편지를 썼어요.

보내지 못한 채로

서랍에 넣어두는 편지가 더 많아졌지만,

그래도 멈추지는 않았어요.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예전 편지들을 정리하다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요.

수진의 편지는

늘 자신이 가장 힘들던 시기에

도착해 있었어요.

그 사실을 떠올리다 말고

그는 고개를 저었어요.

사람 사이의 타이밍이란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편지 봉투는 모두 같았고,

글씨도 늘 같았어요.

나이를 먹어도

글씨가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그는 결론지었어요.


그는 끝내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가 모르는 사이,

어느 서버의 한 폴더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조용히 남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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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자 상태: 안정

1일 평균 서술 길이 감소

‘오늘’ 사용 빈도 증가

과거 회상 비중 감소

대화 의존도 기준치 이하

개입 종료 조건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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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끝사랑> 다음엔 <본인상(완결)>, <간병인(연재중)>, <그집식탁(완결)>, <변명(예정)> 순으로 읽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