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SHRM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는 HR 전문가들에게 그들이 속한 회사의 성과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질적으로 만족스러운지를 물었습니다. 평균 이상(above average)이라 응답한 사람은 오직 23%에 불과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CEBthe Corporate Executive Board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매니저의 95%가 그들의 성과관리 제도를 불신하고, HR 리더의 90%는 현재의 성과관리 시스템으로 본디 의도했던 구성원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대다수 회사의 성과관리 제도는 매우 번거롭고, 복잡하고, 구성원이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조직, 인사관리 부서는 그러한 기형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을 행정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에 비생산적인 시간을 쏟아부어 왔습니다. 많은 관련 연구/실험은 현재의 성과관리 방법론이 원래 그들이 의도했던 실질적 성과창출을 오히려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경고합니다. 신경과학_Neuro Science 연구의 맥락에서 볼 때도 기존의 성과관리, 평가 방식은 인간의 인지/반응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 기반한 메커니즘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론적으로, 표준화된, 목표 중심의 성과관리제도는 매우 간단한 것입니다. 목표를 정하고, 그 과정에서 반기 혹은 1년에 한번 피드백을 주고받고, 연말 그 목표의 달성 여부를 확인, 평가해 보상에 반영하는 방식은 매우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또한 모든 구성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관리하기에 쉽고, 효율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197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많은 기업과 조직이 구성원의 성과를 3단계 혹은 5단계의 ‘평가등급’으로 정의했습니다. 전통적으로 가장 낮은 숫자등급은 뛰어난 성과자로, 가장 높은 숫자 등급은 문제가 있는 직원으로 규정되었습니다.
이를 시행하고 머지않아 많은 회사들은 관리자가 구성원을 중간등급으로 평가하려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중심화 현상)을 파악했습니다. 어떤 기업의 임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3이외의 모든 등급은 관리자가 추가작업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1~2를 주면 그 이유를 명확히 파악해 다른 구성원에게 정당화해야 하며, 4~5 등 낮은 등급을 주면 당사자를 납득시키고, 성과 개선 계획을 별도로 작성해야 하기에 부담이 됩니다.”
일련의 중심화 경향을 해소하기 위해 1980년대 GE의 잭 웰치를 필두로 몇몇 선도 기업은 관리자에게 등급의 강제할당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강제 등급Forced Ranking”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 시스템 아래에서 구성원은 특정 비율로 강제 할당되어 순위로 분류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승진을 연계해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이를 지원하는 인적자원관리 소프트웨어 시장도 수십억 달러 규모로 팽창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이제 전세계적 기업 성과관리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포춘Fortune 500대 기업 중 60% 이상이 여전히 강제등급(할당) Forced Ranking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시스템 아래에서 매니저와 구성원은 모두 지치고, 오히려 업무 동기를 상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캔자스 주립 대학Kansas State University 경영학 교수 사토리스 컬버슨Satoris Culbertson 은 200개 케이스 이상의 성과 리뷰에 대한 참여자 반응 연구에서 점수 혹은 등급 평가를 받는 행위 자체가 구성원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인식되고, 이는 기본적으로 성장마인드셋Growth Mind-Set이 내재된 사람들에게 조차도 부정적인 반응을 유도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점수, 이를 통한 등급, 서열화가핵심인 전통적인 성과주의 시스템에는 적어도 두가지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숫자로 표현되는 점수와 등급, 서열로 사람을 낙인 찍는 것은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판단을 저해하는 ‘경직-투쟁-도피’(freeze-fight-or-flight) 반응*을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장곤대 부장은 김열심 대리가 나름대로 괜찮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고 나름의 격려와 진심을 담아서 "김열심 대리 자네는 올해 2등급이야. 내가 평가서에 성과를 어떻게 더 향상시킬지, 어떻게 개발하면 좋을지에 대한 의견도 담았어" 이렇게 피드백했습니다. 이 회사는 1~3등급으로 평가를 하고, 숫자가 낮을 수록 높은 평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2등급은 우수한 성과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고 할지라도, 전형적인 직원들은 (뇌과학적으로볼때) 실망감과 수치심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경쟁 구도에서 다른 사람 누군가는 여전히 자신보다 높은 등급, 순위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는 ‘경직-투쟁-도피’ 현상과 유사한 뇌반응을 보입니다. 설령 김열심 대리가 장곤대 부장에게 평가에 대한 이슈제기나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더라도 그의 무의식은 자신이 온전히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고, 뜻하지 않은 동기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매니저 장곤대 부장의 피드백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과감한 목표 설정에 저항하게 되며, 매니저가 순수한 의도로 긍정적인 롤 모델로 제시한 누군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마음을 품게 됩니다.
전통적인 성과관리에 대한 두번째 문제는 이것이 인간의 성장과 배움에 대한 잘못된 인식, 고정 마인드Fixed Mindset불행히도, 많은 조직의 성과관리에 있어 널리 퍼지고 당연한 것으로 보급된 인식은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입니다. 이것은 많은 직원들이 배우고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려는 일련의 노력을 부정하거나 방해합니다. 학창 시절로 돌아가, 학교에서의 하루를 돌이켜 봅시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단지 '열심히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에 걸맞은 성적이 나오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릴까 노심초사합니다. 때문에 실제로는 열심히 노력했더라도, 오히려 그것을 숨기고 별다른 노력없이 좋은 성적을 받는 다는 것을 인 시키려 노력하곤 합니다. 업무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정마인드셋_Fixed Mind-Set에서 사람들은 대개 어려운 도전을 피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높은 가치가 있더라도, 일단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가 높거나 난이도 높은 전략 과제라면 구성 원은 그것에 흥미를 느끼기 보다 ‘실패’를 부르는 초대장으로 인식합니다. 고정마인드셋Fixed Mind-Set은 사람들이 속임수를 쓰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련의 고정마인드셋 넛징 시스템이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는 과도한 갈등, 낮은 생산성과 비협조적 문화를 낳았습니다. 2013년 실시된 글로벌 컨설팅사 PWC의 제 17회 글로벌 CEO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CEO의 93%가 회사의 인재관리Talent Management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콘페리 인스티튜트Korn Ferry Institute의 리더십 개발 연구원 로버트 아이힝거Robert Eichinger에 따르면 "구성원의 재능을 키울 수있는 역량"은 관리자에게 필요한 67 가지 역량 가운데 현재 가지고 있는 역량을 순위 매김했을 때 최하위(67 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냉정하게 말하면 기업과 리더는 사실상 구성원을 육성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성과관리 시스템과 구성원의 성과향상을 위한 역량 교육에 수십 년 동안 투자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역량은 전혀 개선하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우리 회사가 고성과 조직이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전통적인 성과관리의 파괴적 효과와 부작용을 직시하고, 뒤집을 수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구성원 각자에게 필요한 고유한 역할을 파악하고 이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찾아야 합니다. 이러한 평가방법의 첫걸음은 조직에 ‘성장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 뇌의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능력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맥락, 적절한 상황을 조성하면 구성원 누구나 역량을 향상시키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신뢰해야 합니다.
모순적이게도 성장마인드셋_Growth Mind Set 기반의 새로운 성과관리를 위한 첫걸음은 회사의 리더에게 현재의 수치/랭킹 중심의 성과관리 시스템 전반을 자세히 교육하고 이해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조직에 매우 깊이 뿌리내려 있는 이러한 랭킹 시스템이 투쟁-도피반응, 고정 마인드셋과 매우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리더들은 제도와 이러한 부작용 간의 강한 연계를 인식함으로써 오히려 근본적 변화를 고려하고 또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