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은유 시
퇴근 시간 임박했어요.
이젠 칼퇴근이 대세니까요.
전 이미 가방을 쌌어요
문득 사과가 먹고 싶어요.
이마트에 가서 예쁜 사과를 살래요.
과일 코너로 총총총
예쁜 사과를 골라봐요
근데 이런...
이건 구멍이, 저건 멍이.
이건 찌그러졌고, 저건 작고
쏙 마음에 드는 사과가 없네요
그냥 담에 먹어야겠어요. 아쉽네요.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문득 깨달았어요.
누군가가 예쁜 사과를
다 가져갔다는 것을
내가 마트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예쁜 사과는 떠났어요.
나만큼 사과를 먹고 싶었을까요?
이미 예쁜 사과는 떠났어요.
그 사람들은 사과를 먹고 있겠죠?
이미 예쁜 사과는 떠났어요.
누군가에겐 특별한 사과
누군가에겐 일상인 사과
이미 예쁜 사과는 떠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