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을 내 편으로 만드는 마인드 해킹
요즘 유튜브를 켜기 전에 한 가지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무 영상도 보지 않고, 먼저 내 마인드셋을 정리하는 것이죠.
예전에는 그냥 무심코 유튜브를 켰습니다. 그럼 하루가 '추천 영상'이 결정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정신없이 웃고, 감탄하고, 멍하니 보다 보면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뒷전이 되곤 했죠.
저는 음악작업을 취미생활로 삼고 있습니다. 언젠간 멋진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멉니다. 영감이든 정보든 유튜브에 모두 있기에 늘 유튜브를 켜게 됩니다. 하지만 거의 매일. 음악 작업은 진전이 되질 않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자꾸 게임 리뷰, 실시간 먹방, 끝없이 이어지는 챌린지를 던져주는 바람에 영감과 지식을 얻고자 켰던 유튜브가 오히려 영혼을 삼켜버리는 늪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가 유튜브에게 먹히는 게 아니라, 유튜브가 나를 따르게 할 순 없을까요?
1.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마인드셋을 먼저 글로 적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하루에 한 곡씩 분석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
2. 이와 관련된 키워드를 5개 뽑습니다.
예를 들면
lo-fi beat making
mixing tutorial
J-Dilla Playlist
음악의 역사
프로듀서의 작곡 꿀팁
3. 이 키워드로만 검색해서 나온 영상중 연관된 콘텐츠만 보고, 좋아요 하고, 구독합니다.
내친김에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관계없는 채널을 구독취소 합니다.
4. 홈화면에 무관한 콘텐츠가 뜨면 클릭하지 않습니다.
한번 참고, 두 번 참고, 세 번 참고...
저는 검색한 후에 잠시 팔짱을 낍니다. 그리고 클릭 한 번에 1만 원이라고 생각하고 신중하게 하나를 고릅니다. 왜냐하면 잘못 누르면 1시간이 지나가게 되고. 그것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1만 원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궁금한 건 로그아웃하고 새 창에서 보세요. 그래도 1만 원이라고 생각하세요.)
5. 이 작업을 하루에 10분, 3일만 해보면...
믿을 수 없게도 내 홈화면이 바뀝니다. ‘보고 싶은 세상’이 아니라, ‘되고 싶은 내가 사는 세상’이 됩니다.
그걸 무의식에 맡길 것이냐, 의식적으로 선택하느냐의 차이죠.
어차피 뇌가 콘텐츠에 의해 씻겨나갈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세제는 고르자는 것. 그것이 ‘자발적 세뇌’입니다.
알고리즘이 나를 지배하지 않고, 내가 알고리즘을 학습시키고, 그 알고리즘이 다시 나에게 영향을 주는 디지털 환경을 디자인하는 방법입니다.
여러분의 유튜브 홈화면, 어떤 콘텐츠로 채우면 여러분이 원하는 삶을 향해가게 될까요? 원하는 삶의 방향과 검색 키워드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그리고 우리 서로 응원합시다. 정보의 홍수 속에 떠내려가는 것이 아닌, 목적지를 향해 항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