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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작가 Jan 22. 2024

열네 살에 퇴행성 관절염이라뇨

혼자만 늙지 마

깨갱, 모모는 날카로운 비명을 내지르곤 왼쪽 앞발을 들고 깽깽이를 쳤다.

잠시 얼어붙은 집사들은 곧이어 모모에게 달려들었다.

발을 붙잡고 왜 그러느냐고, 뭐가 문제냐고, 어디가 아프냐고.


며칠 내내 산발적으로 이어진 모모의 증상에 결국 병원을 찾았다.

물론 진료비 걱정도 있지만, 이젠 정말 나이가 많기 때문에 

웬만해선 개에게 어떤 문제가 생겨서 병원에 가는 게 참 싫다.

수의사는 육안으로 보이는 문제는 전혀 없다고 했다.

그리곤 엑스레이를 찍으러 들어갔다.


"퇴행성 관절염인 것 같습니다."

쪼꼬맣고 아직도 아기같이 뽀얀 주제에 퇴행성 관절염이라니.

자연스러운 거지만, 아마 추운 날 삐끗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가 발목을 삐끗했을 때, 살살 걸으면 괜찮은데 힘을 잘못 주면 아픈 것처럼.

그래서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가 잘못 디뎌서 아플 때 소리를 냈을 거라고.


결국 진통제를 처방받고 집에 왔다.

당분간 산책 금지라는 말도 함께.

산책을 나갈 수 없다는 걸 알아서일까,

아님 자기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아서일까.

모모는 병원을 다녀온 다음 날, 하루 종일 잠만 잤다.

풀 죽어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에세이가 건강검진이었다.

더 미루지 않겠다고 해놓고도, 여태껏 제대로 검진을 하지 않았다.

엑스레이를 찍은 김에 다시 건강검진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아지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 한다.

글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나이 먹어가는 것들은 참 슬픈데 아름답다.

모모가 관절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결심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찰나의 기록들을 촘촘히 남겨두어야겠다고.


유튜브 채널 : 웃짬웃짜

모모 관절약 먹는 영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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