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정점에 서 있는 롤모델로 '예수'란 사람을 떠올린다. 그는 신이지만 실제로 사람의 아들이기도 했다. 서른 살 목수로 일하던 그가 난데 없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고 소리친다. 성경을 읽는 누군가에겐 감동적인 이야기지만, 그 당시의 사람들에겐 이 얼마나 뜬금없는 소리였겠는가. 그러나 이 '메시지'는 복음, 즉 좋은 소식이란 이름으로 이스라엘 전체에 퍼져나간다. 이후의 얘기는 생략하겠다. 그의 3년 동안의 행적을 담은 성경(신약)은 지금도 가장 많이 팔려나가는 책이 되었다.
예수의 메시지는 선명했다. 누구든지 그의 존재를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했다. 당시에 압제에 시달리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이 어디 있었겠는가. 브랜드란 관점에서 보면 그의 핵심가치Core Value는 '사랑'이었다. 또한 그는 이전의 어떤 메신저들과도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다. 5개의 떡과 두 마리의 물고기로 5천명을 먹였으며, 물 위를 걷기도 했고, 병든 사람들을 고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는 이런 능력이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그는 세상 무기력한 모습으로 십자가에 매달린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었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의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대의명분이다. 자신이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지를 투자자에게 설득하는 작업이 창업자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나는 이것이 크고 화려한 브랜들에게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명한 메시지만큼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도 없다.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매력이 없다. 그러나 가난한 자를 돕고, 지구를 살리고, 놀라움을 주는 제품을만들며,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는 대의명분이 있는 브랜드들은 사람의 주의를 끈다. 마케팅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브랜드는 다르다. 브랜드는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끔 만드는 것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카톡을 훔쳐 본다고 상상해보자. 그들은 구구절절 사랑을 설득하지 않는다. 아주 평범한 메시지 하나도 상대방을 하루 종일 행복하게 한다. 그 순간만큼은 어느 누구도 비교와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할지,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할지만 하루 종일 생각한다. 나는 좋은 브랜드란 고객들과 사랑에 빠진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좋아할지, 행복할지를 고민하는 모든 과정은 스토리가 된다. 그 스토리는 고객들과 주고 받은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이란 이처럼 연인이 주고받은 한 묶음의 편지가 되어야 한다. 벽타기를 해야 하는 아주 길고 긴 카톡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좋은 브랜드는 종교를 닮았다. 애플빠라는 말에는 어떤 경우에도 애플 제품만을 사겠다는 고객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그들에게 스티브 잡스는 (외람되게도) 예수와 같다. 나는 수백 페이지의 자서전을 비싼 돈을 주고 사서 읽었다. 그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평생 '남다르고자' 했던 그의 몇몇 메시지는 성경 구절처럼 외우고 있다. 물론 예수는 신적인 존재이니 세상의 브랜드와 함께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그도 한 때는 평범한 목수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확신'에 차 있었고 죽음을 이겨낼 만큼 담대했다. 그러나 어린 아이, 고아, 과부, 병자들을 대하는 시선은 따뜻하기 그지없었다.
고객들과 커뮤케이션도 마찬가지다. 내가 확신에 찬 메시지를 전하면 그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자연히 따르게 되어 있다. 그런 생각으로 만든 제품과 서비스는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하다못해 인플루언서를 고용하더라도 그들을 감동시키지 못하면 기계적인 정보만을 전달할 것이다. 그러니 브랜드를 만드는 우리는 예수와 같은 확신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고객들을 사랑해야 한다. 그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우리가 만든 상세 페이지는 신약 성서의 '산상 수훈(산에서 전한 예수의 가르침)'을 연상케 할만한 사랑의 메시지로 가득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에 6만 개의 광고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 속에 우리가 있다. 예수 만큼의 확신은 아닐지언정 우리는 굳건한 믿음으로 고객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런 확신은 그 어떤 화려한 커뮤니케이션 방법론보다 강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