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의 저자 김미경은 "남이 나를 보는 건 KTX 타고 논밭 풍경 보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풍경처럼 흘깃 보는 거지, 책을 읽듯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요. 보더라도 오래 기억하지도 않고요. 결국 타인의 시선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만 존재할 뿐이죠"라고 역설한다.
2. 어제 입었던 옷을 또 입고 가면 직장 동료들이 뭐라고 하겠지? 이 옷을 입으면 너무 튄다고 할까? 오랜만에 헤어스타일을 바꿨는데 이러쿵저러쿵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쓸데없는 고민이다. 사람들은 자기 인생을 사느라 너무 바빠서 남에게 그리 관심이 없다. 남한테 어떻게 보일까,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마라. 남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나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그것만 지키면 된다.
대인관계에 있어서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늘 고려한다면 참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사려 깊은 행동이다. 그렇지만 도가 지나쳐서 남의 눈치를 보는 수준이라면 이는 자신의 행복을 뒷전으로 미루는 바보 같은 짓이다. 내 행복을 먼저 챙겨야지 왜 남의 행복을 먼저 챙기는가.
사실 다른 사람의 말이 문제가 아니고 내 생각이 문제다. 내 마음도 내 뜻대로 못하는데 남의 생각까지 바꾸려 드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냥 신경 쓰지 마라.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이지 내 생각이 아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연습을 하자. 이것도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쩌라고?”를 외치는 배짱을 가져보자.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3. 학교에서는 친구, 직장에서는 선후배와 동료, 결혼해서는 가족과 친척 등 사람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산다. 깊은 산속 암자에서 평생 나 홀로 수도승으로 살지 않는 한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 살 수 없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웃기도, 울기도, 열받기도 하고, 때론 즐거움을, 때론 배신감을 느낀다.
타인과의 관계가 내 삶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지만,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도 모든 사람과 다 원만하게 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애초에 불가능한 일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불가능한 일을 해내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특히 타인이 별생각 없이 툭 던지는 말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일수록 마음을 다칠 확률이 높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내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을 당사자인 그 사람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보다 억울하고 분한 일이 또 있을까.
4. "이건 내 얘기가 아니고, 누구누구가 한 얘긴데.."라고 말하는 사람의 말은 더더욱 듣지 말고 그 사람과는 손절해라. 그건 누군가의 얘기가 아니고 그 사람의 생각이고 말이다. 왜냐면 실제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더라고 그 말을 전하는 자체가 그 사람도 그 생각에 동조한다는 반증이다.
그 말을 그렇게 전하는 사람이 더 나쁘다. 제삼자를 내세워 마치 남의 말인 양 전하는 비겁한 행위다. 그 말이 잘못됐다면 최초에 얘기한 사람에게 당신의 말이 틀렸다고 바로잡아서 얘기를 했어야 했고, 당연히 지금은 그 잘못된 얘기를 꺼낼 필요조차 없다. 그런 사람 안 만나도 만날 사람은 많다. 인생이 길어졌다. 우리는 앞으로 얼마든지 더 많은 친구를 만나고 사귀고 사랑할 수 있다.
5. 사람들은 '남의 문제'는 크게 여기고, 정작 ‘나의 문제’는 사소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부모와 자식, 친구와 동료, 회사와 가정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문제가 ‘나의 문제’다. ‘나의 문제’를 풀어야 ‘나의 인생’이 풀린다. 내 다리가 가려워 죽겠는데 남의 다리만 긁어서야 나의 문제가, 나의 인생이 풀리겠는가.
100세 인생의 후반전에서는 남의 다리 가려운 데 긁어주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전반전에 한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잘하려는 것보다 언제나 내 편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더 집중하자. 그게 옳은 길이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실천에 옮길 때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6. 2022년 5월에 종영한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는 딱 세 단어 '해방' '추앙' '환대'로 사람들의 입에 상당히 오르내렸다. 사람이 365일 늘 행복할 수 없듯이 완전한 해방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 걸음씩 행복과 해방을 위해 나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 무언가로부터 해방하고 싶어 하면서 사는지도 모른다. 학생은 공부로부터, 직장인은 일로부터, 가정주부는 가사로부터, 가장은 생계의 책임으로부터 등등.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아, 좋다. 이런 게 인생이지"라고 진심으로 말했던 적이 있던가? 진정으로 해방감을 느낀 적이 있던가?
타인의 행복을 좇기보다는 자신의 호흡과 보폭에 맞는 행복을 찾는 것. 그게 해방의 첫걸음이 아닐까. 나 스스로를 추앙해보자.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오히려 환대해보자.
"예전엔 시키는 말 외에는 잘 안 했던 거 같아요. 누가 내 얘기를 듣고 싶어 할까? 근데 이젠 머릿속에 떠오른 얘기를 그냥 해요. 그냥 나와요. 그러면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이 올라와요. 갑자기 내가 사랑스러워요."
"나 미쳤나 봐.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마음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 게 사랑밖에 없어."
- 드라마 중 염미정(김지원)의 대사 -
7.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기, 남에게 싫은 소리 듣지 않기,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은 단호하게 싫다고 말하기 등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은 비교적 단순하고 명확하다. 그런데 실천이 어렵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으니깐. 게다가 행여나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솔직히 나도 49살까지는 그렇게 하질 못했다. 그런데 한바탕 몸과 마음이 아프고 난 뒤에는 예행연습도 없이 거짓말처럼 딱 한 번에 그게 가능해졌다. 딱 한 번만 내려놓으면 된다. 그래도 정말이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다음부터는 쉬워진다.
8. <스스로 행복하라>에서 법정스님은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 몫의 삶, 자기 그릇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그릇에 자기 삶을 채워 가며 살아야지, 남의 그릇을 넘본다든가 자기 삶을 이탈하고 남의 삶처럼 살려고 하면 그건 잘못 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나와 남을 비교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밖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내 마음 안에서 행복을 찾아보자. 남들이 나에게 하는 기대를 따르는 행동은 그만두고 내 안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자.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나를 먼저 아껴줘야 할 의무 또한 있다.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은데 누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겠는가.
내가 한 선택을 남들이 봤을 때 ‘바보 같은 짓’이라고 손가락질한다 해도 내가 바라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내가 내 삶을 사랑했다고 세상에 대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니깐 말이다.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남 눈치 보기는 끝! 남과 비교하기도 끝! 내가 하고 싶은 것, 내 삶에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