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살면서 가장 큰 변화는 배달과 포장의 빈도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과 음료는 맛이랑 무관하게 잘 먹었다는 인상보다 그저 그랬다는 생각으로 남는다. 일회용 잔에 제공하는 카페에는 발이 안 간다. 커피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닌데 짧은 시간, 한 잔을 마셔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을 충족하지 못한다. 더불어 포장이 아닌 내방해서 마시는 커피를 일회용 잔으로 먹는다고 코로나의 위험을 줄여준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좋은 잔에 담긴 커피는 온도 변화가 적어 마지막에도 변화가 크지 않다. 견고한 잔을 들어 올릴 때의 무게감, 입술에 닿는 촉감은 커피의 맛과 향만큼이나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와인, 맥주, 양주 등 주류분야는 각 브랜드마다 전용잔을 만든다. 따르고 마시는 행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일관적인 맛을 선보이는 의도다. 바리스타는 자신이 드러내고픈 맛과 향을 연구한다. 이 과정에서 잔이 주는 역할 역시 작지 않다.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고 싶을 때를 위해 커피와 잔의 궁합이 좋은 카페를 기록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