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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피 Sep 03. 2020

다음 내용이 궁금하네요

DAY 7

삶이란 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시간 위에 새겨지는 여러 사건들을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주제로 묶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저 흘러갔을 수도 있는 시간에 각자의 이름 석 자에 걸맞은 의미를 붙이고자 사람들은 고민하고 노력한다.


장편 소설이 될 수도, 단편 소설이 될 수도 있겠지. 어쩌면 짧은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낼 수도 있을 거다. 형태는 상관없다. 어떤 주제로 내가 살아온 시간을 해석하고 나름의 의미를 붙이고자 함은 모두 같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이란 인생이라는 책에서 갑작스레 어느 페이지가 찢겨나가 버리는 것과 같다. 이전의 맥락이나 의미와 상관없이, 더는 이후의 이야기를 알 수도 없고 그저 허망할 뿐이다. 어쩌면 이전의 이야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겠지만, 죽음은 언제나 공허와 눈물을 동반한다.


오늘 아침, 출근길 버스 안에서 뉴스레터를 읽으며 떠올린 생각이다. 그러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주제로 내 삶을 설명할 수 있을지.


*또 한편으론 우린 그저 세상에 던져졌을 뿐이라던, 삶에 이유나 의미 같은 건 전혀 없다던 말도 떠올랐다. 삶이 지치고 고민이 많아질 때마다 정말 위로가 되는 건 오히려 이 이야기인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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