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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두 Mar 03. 2024

장안누룩09

서울시 동대문구

동리마다, 집집마다 술 익는 향이 났던 날이 있었습니다. 마을 양조장에서 탄생한 막걸리는 마을의 희로애락에 함께하며 서로를 이어주었습니다. 위로와 축하에 함께 했었습니다. 도시의 구조가 바뀌고, 삶의 형식이 바뀌며 마을의 양조장은 우리 삶에서 점점 사라졌습니다. 


중랑천 하류, 넓은 평지에 위치한 장안동에 위치한 '장안생활' 1층엔 '장안양조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이전에 그랬듯 마을 사람들이 함께 삶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으로 빚어진 술이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 들여 빚어낸 '장안누룩'을 소개합니다.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양조장

손병기

500ml

9.0%



'장안누룩09'는 석탄주입니다. 전통적으로 만들어 왔던 석탄주는 한때 맥이 끊겼다 최근 문헌 기록을 토대로 다시 우리 곁으로 부활하였습니다. 삼키는 것이 애석하다고 하여 이름이 지어졌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술이었습니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많은 정성을 필요로 합니다.

 

"백미 두되 곱게 빻아 물 한말에 죽 쑤어 누룩가루 한 되와 함께 빚어 넣고 겨울은 7일, 봄가을은 5일, 여름엔 3일 만에 덧술 한다. 잡쌀 한말 무르게 쪄서 고루 빚어두면 7일이면 술이 익는데, 달고 입에 머금은 채 있고 싶을 뿐 삼키기에 아깝다" _[입원십육지]의 '석탄향'주방문 전문


사람이 살펴주며 죽을 쑤어야 만들어지는 술은 잘 익은 과일향과 은은하게 남는 꽃내음과 함께 기분 좋은 당도를 가진 탁주가 됩니다. 정성이 빚은 술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는 촉매가 되어줍니다.



*누룩이라는 이름은 장안생활(장안양조장이 있는 건물) 3층 사무실에 살고 있는 고양이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노란 빛깔의 누룩이는 사무실에 몰래 들어온 후 눌러앉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동생 콩떡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 하나하나를 귀히 살피는 마음이 술 이름에 담겨 있습니다.





*짐빠 장안 양조장 답사기 : https://www.jimbba.com/post/_jayz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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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양조장 인스타그램 : @janganbrewery

장안양조장 캐치테이블 : @janganbrew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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