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두 Mar 17. 2023

김을지로

다름이 만나는 경계에서 생명을 발견하는 예술가

어느 날, 한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김을지로'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적이 있습니다. 이름을 듣고 생긴 호기심은 작품을 보고 관심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작업실 이사를 앞둔 시점에 작가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작업실은 도시의 경계선 상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창 밖으론 신축 빌딩이 들어선 을지로 2가와 옛 건물이 밀집한 을지로 3가가 만나는 사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그럼, 디지털이 일상이 된 세상에 살며, 그 세상 안에 새로운 생명을 만들고 키워나가는 예술가 김을지로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목차

김을지로이야기

작업 이야기

반려 이야기

공간 이야기







김을지로 이야기

안녕하세요 작가님. 많이 뵙고 싶었는데 오늘이 그날이 되었네요. '김을지로'의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열어나가 볼게요.


공상과학이 매일같이 현실에 전복되는 세대의 당사자, 3D alchemist 김을지로라고 합니다. 

저는 이 한 문장을 저를 소개하는 문구로 활용하고 있어요.  "공상과학이 현실에 전복되는 세대"라는 말은 공상과학 만화나 영화에서 나왔던 것들이 이제 현실에서 직접적으로 적용이 된다거나 아예 다른 방식이지만 그 고민의 결과가 나타나는 세대라는 뜻이에요. 저희가 그 세대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있다고 믿거든요. 


'공상과학이 현실에 전복되었다.'는 말이 흥미롭게 들리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 오독의 여지가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예를 들어서 설명해 주신다면 어떻게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서 설명드려볼게요.

과거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나올 줄 알았는데 지금은 드론이 날아다닌다거나, 그런 식으로 과거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서 나왔던 미래 모습 중 일부는 그대로, 다른 일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적용된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살아가고 있잖아요? 역동하며 발전하는 시대에 태어나 어제오늘 다른 신기술을 체감하며 살아가는 동시대의 감각이 제가 주 툴로 3D프로그램을 다루면서 느꼈던 속도감과도 결이 비슷해서 위 문장으로 저를 설명하게 되었어요.


신인류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작가님의 작업과 겹쳐서 생각해 보면 더욱 와닿습니다. 작업이야기는 뒤어서 더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님의 이름을 한번 들으면 잊을 수가 없어요. 개명하신 건가요?


'김을지로'는 본명이 아닙니다.

저 이름 따로 있어요. '김을지로'는 활동명입니다. 본명은 '김은진'입니다. '은진'이라는 이름이 'ㅇ', 'ㅈ'이 들어가는 것도 '을지'랑 닮아 있어요.


사실, '을지로'라는 이름은 을지로에 작업실을 꾸리기 전부터 사용했던 이름이었어요. 제가 학생이었을 때 조형재료를 사기 위해 을지로에 왔다가 만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은 풍경, 그러니깐 물체를 구성하는 낮은 단위의 재료들을 판매하는 것이 너무 놀라웠어요. 마침, 당시에 제가 어떤 이름으로 활동할지를 고민하고 있던 터였는데 지하철을 다시 타기 위해 내려가다 안내판과 눈을 마주친 순간 이거다 싶었습니다. 'uljiro' 활자의 형태도 마음에 쏙 들었고요.


그렇다면 향후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해서 이름이 바뀔 일은 없겠네요.


이사를 간다고 이름을 바꾸진 않을 거예요.

이전의 이름이 작업실 위치를 따와 지었던 것도 아니었을뿐더러 이번에 안국역 쪽으로 작업실 이사를 가는데 '김 안국'으로 바꾼다면, 애매하게 진짜 이름 같아 보여서 재미가 없기도 하네요. 저는 여전히 '김을지로'로 활동할 것입니다.








작업 이야기

작가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어요. 조소를 공부하셨다고 들었어요. 3D로 모델링하시는 과정 역시 디지털로 조각을 하는 것과 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또 입체로 만들어내는 것과는 다른 형태로 관객들을 만나야 할 텐데 그 과정에서의 작가님의 관점이 궁금해요.


3D로 작업을 하는 과정이 조각의 맥락과 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3D 모델링은 조각을 해나가는 것과 닮아있어요. 디지털 공간에서 어떤 형태의 표면을 쌓거나 깎는 행위를 하는 것이죠. 과정은 조각과 비슷한 반면에, 작품이 설치되고 관객들에게 보이는 매체는 영상의 형태이다 보니, 다시 납작하게 전달돼요. 저는 화면에 보이는 형태의 건너편 굴곡까지 만들어냈지만, 관객은 그 너머를 볼 수 없어요. 조각의 행위가 영상으로 인코딩 되는 찰나의 감정이나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보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감상하는 도구로 VR이 대안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한 면만 보는 것이 아닌 능동적으로 관객이 작품의 모든 면을 감상하게 하는 방법론이 가능해 보여요. 물론 거추장스럽고 자연스러운 관람은 아직 어렵지만 앞서하셨던 고민들이라면 어느 정도 대안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서요.


VR이 대안이 되어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작업을 할 때 입체로 작업을 하는데 전시할 때는 한쪽측면만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운 지점이지만 제 작업을 VR로 감상하게 하는 것이 대안이 되어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최근에 전시장에서 VR기기를 활용해 전시한 작업을 보았는데. 관객이 VR을 쓰고 관람하는 것 자체가 퍼포먼스로 작업의 일부가 되는 구성이었어요. 저도 관람해 보았는데 기술 오류가 계속 발생하는 바람에 작품의도를 충분히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기술이 감상을 온전히 전달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작업 전반에 내용보다 기술이 도드라지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편인데, 제 작업에 VR을 접목하기엔 내용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아직은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기술이 발전해 VR의 많은 결점이 보완되었을 때, 혹은 다른 매체가 나왔을 때 작가님의 작품을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기대되는 지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디지털 작업을 중심으로 진행하셨던 이유와 발전해 나간 맥락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디지털 매체를 손에 잡고 있는 것은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디자인을 전공해서 디지털 매체를 붙잡고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3D그래픽은 졸업 이후 해외취업을 해보고 싶다는 계기로 시작하게 된 것이었는데,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내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자라났고,  그렇게 현재의 제 모습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컴퓨터를 통해 비물질 요소들을 재료로 하는 만큼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데도 그렇지 못하는 부분, 예측 불가능한 노이즈나 물리 시뮬레이션을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이러한 지점을 스스로 ‘기계와 인간의 협업’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제가 의도한 조형에 어떤 불특정 한 효과를 입힘으로써 생기는 변주가 그 작업을 좀 더 가상과 실제의 경계에서 존재하게 만든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느껴집니다.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신 것을 보고 혼자 작업을 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작가님과 함께하는 사단이 있는 것일지 궁금해졌어요.


혼자 작업했습니다.

지금까지 작업했던 뮤직비디오 작업들의 의 경우는 감사하게도 예술가 대 예술가로 협업해서 나온 결과물이어요. 기획단계부터 자율성이 높았던지라 음악을 여러 번 들어보고 자유롭게 장면들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3분이라는 시간을 3D그래픽으로 채우기에 짧지 않기도 하고,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완성도에 욕심이 늘어나 2-3개월간 작업했던 기억이에요.


비주얼을 전면에 드러난 작업을 하는 것도 재밌었지만, 앞으로는 작품 내용에 내실을 더하고 싶어요.



계절 공식 뮤직비디오, 공중그늘 스크린 캡처, 2023



작가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실을 더한다는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요?


작품이 가지는 내용과 의미의 깊이를 더해가고 그것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역량입니다. 그리고 작품을 선보이는 매체에 대한 고민이에요.

작년에 물리적인 공간에 전시를 하기 시작하면서  제가 제 작업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워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단단한 목소리로 그에 대한 응답을 일관성 있게 이야기하기 위해선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와 그 가운데 본인의 입장에 대한 탐구가 끊임없이 필요할 것 같아요.


물리적 공간에 전시를 하다 보니, 작품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 감상할 때 느껴지는 감도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어요. SNS 혹은 디지털환경에서 보이는 제 작업은 실물의 이미지들 사이에서 초현실적으로 매끄럽거나 자세하여, 시각적으로 강하게 입력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미지들을 현실로 데리고 나오니, 디스플레이 방식에 따라 작은 빛에도 지워질 정도로 나약해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로 데려와야 하는 명분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현시대와 공명할 수 있는 내용을 더할 수 있다면 작업의 존재 이유가 다져지지 않을까 싶어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대표작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혹은 어떤 매체를 통해 보여주셨을 때가 제일 좋았을까요?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전시했던 작업이요.

인류세를 주제로 한 전시 《반디산책:지구와 화해하는 발걸음》에 참여한 작업이었어요. 지상 광장 쪽 미디어월에 〈고사리걸음〉, 하늘공원 쪽 미디어 박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전체를 이용해 〈입체 프레파라트〉를 전시하였어요.


작업을 시작했을 때, 공간 구조와 설치되는 매체가 가진 특성을 미리 알고 시작하니 그로부터 나오는 아이디어도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큐브구조로 된 스크린의 특징을 살려 지정 시점에서 영상이 입체인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꾀했어요.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기다란 천장에 송출되었던 영상은 핏줄과 잎맥을 은유하고 싶었어요.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 탑승객의 모습이 식물의 뿌리가 지상의 줄기와 상호작용하며 양분을 전달해 나르는 것처럼 보였고, 그러한 풍경이 결국 미디어 큐브에 송출되고 있는 유기체를 만들어내는 현장처럼 보여서 재밌었어요.


고사리걸음, 에스컬레이터 상부, ACC ⓒ김을지로


이전 작업과 과정적으로 달랐던 점을 이야기해 보면, 앞서 진행했던 작업들에서는 컴퓨터 안에서 작동하는 논리로 시작해 그 안의 변수 조절로 끝마쳤었어요. 하지만 해당 작업에서는 현실에 존재하는 무용수의 움직임 데이터로부터 조형의 궤적을 그려 나갔어요. 이전 보다 한 스텝 더 나아갈 수 있었던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님께서 흥미를 느끼신 부분을 들어보고, 작품이 설치된 이미지를 보니 경계와 경계가 만나는 구조 속에서 작품이 살아있게 되는 과정이 작가님께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상상하게 된다 작가님의 작품을 염두한 건축물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사람들의 행동도 설계된 건축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건물과 함께 설계된 작품이라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건축물이나 인공시설의 내부 구조에 대한 주제는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공공예술로 건축물 설계에서 부터 연계해서 작품을 만든다면 건물 자체가 작품이 되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작품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작품을 꼭 보고 싶어요.


고사리걸음, ACC ⓒ김을지로




작가님 작품에 있어 모티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작품엔 식물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식물의 구조 혹은 습성에서 많은 모티브를 얻어서 작업하고 있어요. 

식물을 관찰하고 키워나가면서 '왜 저렇게 생겼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 것 같아요. 형태와 생태가 작업에 있어 많은 모티브를 주고 그 외에도 '반려'라는 것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게 돼요.








반려이야기


식물을 키우면서 달라진 지점이 있으시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작품에 영향을 준 것 외에 김은진이라는 사람에게요.


식물들과 반려하면서 감각이 달라져요.

새롭게 보게 되는 것들이 많아요. 계절이 변하면서 달라지는 낮 밤의 길이, 습도와 온도를 더 섬세하게 느끼게 되었어요. 식물의 식생에 맞춰 환경을 살피게 되는 것이죠. 그저 규칙적으로 며칠에 한 번 물을 주는 게 아니라, 공기 중의 습도를 느끼고 식물의 상태를 파악하면서 챙겨줘야 해요. 대기를 살피는 감각이 이전보다 좀 더 예민해진 것 같아요.


식물들에게 별도의 애칭을 지어주시나요?


아니요, 식물 이름은 짓지 않아요.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식물 대부분 학명과 유통명 이렇게 두 가지 이름들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 외우기도 복잡하여 애칭을 따로 짓지 않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외형과 패턴을 가진 녀석들을 보면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하나둘씩 늘어난 식물들 이제는. 집안 곳곳을 밝히며 저에게도 없어선 안 되는 존재가 되었어요.


애정의 대상이 되어서 어딜 가도 식물이 눈에 많이 들어오시겠어요. 길 가다가 콘크리트 틈에 핀 식물만 봐도 느낌이 다르실 것 같아요.


아스팔트 틈에 피어난 잡초를 보면 어쩔 땐 가슴이 뭉클해져요.

예전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었어요. 2017년에 반년동안 세계 일주를 다녔어요.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타고 동유럽으로 들어갔어요. 폴란드, 체코, 함부르크를 거쳐서 대서양의 스페인을 갔다가 다시 부다페스트로, 세르비아, 불가리아. 그리고 지중해 그리스로 갔어요. 이후는 동북아의 대만을 지나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그때는 그 넓은 세상을 걸어 다녀도 식물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지만, 식물들을 돌보고 난 후로부터는 길가의 들풀들도 대견해 보이더라고요. 어떻게 저 틈을 비집고 뿌리를 내렸을까 하고요. 다시 또 여행을 간다면 거리의 풀과 식물들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될 것 같아요.


김을지로의 반려 식물들 ⓒ김을지로








공간 이야기

김을지로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창밖의 풍경을 보면 새도시와 헌도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것 같아요. 작가님 이름에서도 그렇고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을지로는 제게 이름이 되어준 곳이기도 하고, 첫 작업실이 되어준 곳이에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곳으로써, 닮고 싶은 곳이었어요. 창밖의 보이는 것처럼 다양한 접점이 만나는 풍경도 흥미로운 요소이고요. 재개발의 아픔을 겪고 있는 도시이기에 슬프게도 모습은 변하게 될 테지만, 저는 언제까지나 지금 모습의 을지로를 기억할 것 같아요.


을지로는 제게 첫 번째 작업실이 되어주었어요. 지난 4년 동안 좋은 동료들을 만나 함께 할 수 있었어요. 그 의미가 매우 큰 장소예요.


을지로는 작가님께 '시작'이라는 장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주하시는 곳도 인근이신가요?


거주는 다른 곳에서 하고 있어요.

저는 경기 사람이에요. 본가는 수원입니다. 거주는 을지로와 가까운 용산에서 하고 있어요.




컴퓨터만 있다면 집에서도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일 텐데 작업실을 유지하시는 이유는 어떤 것일까요.


생활과 작업을 구분 짓기 위해서, 동료들과 함께 있기 위해서예요.

컴퓨터만 있다면 작업은 집에서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일과 생활을 분리시키는 게 정신건강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집이 별도의 작업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면 가능할 것도 같네요.


열심히 작업하시는 동료분들을 보면서도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어요. 함께 작업실을 사용하면서 웃고 울고, 끼니를 거르지 않게 되는 것도 소중한 장점이지요. 그렇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제게 유의미하답니다.  그렇게 함께 있기에 고립되지 않게 되어요.


작가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업과 삶에 있어서 관통하는 이야기는 생명의 공생이라 생각이 들어요. 디스토피아를 그리며 이상한 생명들이 나타나고 세상이 죽어가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형태로 살아가는 생명들이 조화를 이루며 서로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느껴졌어요. 다름이 만날 때 만드는 접점 혹은 경계가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 같아요. 그런 관점이 이 작업실에도 자연히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이 공간 역시 각기 다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나누고 자극받고 공생하면서 상호 시너지를 내고 더 나은 걸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지향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안국으로 이사를 가신다고 들었어요. 이사를 가시는 이유와 멀리 가시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요.


더 나은 환경을 찾아가요.

물리적인 환경과 공간의 크기 모두 더 나은 환경이에요. 지금 사용 중인 작업실은 겨울에 춥거든요.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외벽이 얇아요. 태풍이 오면 바람에 창이 너무 떨려서 걱정을 가득 안고 신문지를 발라주곤 했어요. 이사할 공간은 보다 튼튼하고, 따듯하고, 조용한 건물이에요.





다름이 만나는 경계에서 생명을 발견하는 예술가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다름이 만나는 경계에서 생명을 발견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8월에 있을 단체전과 11월에 있을 개인전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뵐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안국'도 '을지로'를 이어 작가님께서 나아가시는데 좋은 둥지가 되어 주길 희망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겠습니다. 새 공간 집들이에 불러주시면 그때 더 많이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시간내주시고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을지로의 을지로 작업실 동료 디자이너


프이치 스튜디오의 김희애 디자이너님  : @studio_fych

모조산업의 도한결 디자이너님 : @mojo_do_d

불도저프레스, 옷정리의 양민영 디자이너님  :  @meanyounglamb

오늘의 풍경의 신인아 디자이너님 :  @sceneryoftoday






김을지로의 을지로 작업실

김을지로의 을지로 작업실



김을지로의 작업실 이동

을지로 → 안국







김을지로 작가 더 보기

WEB-SITE : uljiro.land

INSTA-GRAM : @uljiro


김을지로의 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