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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Jul 17. 2020

소비사회를 거스르는 한마리 연어처럼

소비단식일기 (2) :  1년의 결심과 원칙들


개인적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
하지만 그렇게 살지는 못한다.
나의 과소비의 역사는 길고도 길다.
엄마와 남편에게 피해도 많이 끼쳤다.

어떻게 하면 나의 소비들을 줄일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스타*스에서는 한 달에 10만 원만 쓰자'
'이번 달은 봄옷은 딱 하나만 사는 거야'
'먹는 건 좋은 걸로 조금씩 사 먹자'

하지만 스타*스 충전액은 30만 원을 넘고 SPA 매장에서 눈이 뒤집혀서 사들인 옷은 택도 떼지 않고 옷장에 처박혀 있다. 방탄 커피 마신다며 아*허브에서 주문한 코코넛 오일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달 카드값은 아득하고 월급은 사라진 지 오래다. 어떻게 해야 할까.

Photo by freestocks on Unsplash


그래. 그냥 아무것도 사지 말아 보자.

뭔가 한계를 두는 건 그걸 넘지 않기 위해서 애를 쓰다가 결국은 고삐 풀린 듯이 풀려버린다. 그냥 나를 위해서는 앞으로 1년간 아무것도 사지 않기로 하자.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금전 감각이 떨어지고 재테크와 거리가 먼 나에게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겠다. 몇 가지 원칙만 정하고 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2020년 2월 20일에 시작.
2021년 2월 19일에 종료예정.
1년간의 無소비생활에 도전한다.

1년간 나를 위해 아무것도 사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정말 '아무것도'사지 않고 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1. 나를 위한 것만 사지 않는다. 남편과 딸까지 여기에 강제로 참여시킬 수는 없으니 나를 위한 것만 사지 않는다. 남편과 딸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산다. 다만 예전처럼 정 줄 놓고 막 사진 않고 정말 필요한지 한 번만 더 고민해보고 구매한다.

2. 생필품은 산다. 단, 정말 다 쓰고 하나도 남지 않았을 때 하나만 산다. 예를 들면 내가 쓰던 선크림이 떨어졌다면 남 편 것이나 딸아이의 것을 사용한다. 그렇게 쓰고도 집안에 선크림이 하나도 남지 않았으면 산다 (지금은 화장용, 운동용, 마트용 등등 선크림이 여러 개다...;;)

3. 누군가를 만날 때는 산다. 친구를 만나서 점심을 먹거나 차를 마실 때는 당연히 산다. 내가 무소비를 한다고 친구 돈을 쓰게 해서는 안된다. 좋은 음식, 좋은 커피를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내자. 누군가에게 보낼 선물이나 부조금 등은 당연히 아끼지 말고 낸다.

4. 혹시라도 나를 위해서 소비를 했다면 반성하고 즉시 바로 다시 무소비에 돌입한다. 한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도록 하자.

일단 기본원칙을 이렇게 정하고 앞으로 추가되는 사항은 이후에 정리하려고 한다. 소비사회를 거스르는 한 마리 연어가 되어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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