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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왕 Dec 12. 2022

[5화] MZ세대가 개헛소리(Bullshit)인 이유

거짓말(Lie) 보다 개헛소리(Bullshit)가 더 문제라는 이야기

일주일만에 직접 해명을 하는 한 인터뷰이의 글입니다. (Feat. YTN)

지난주, 짧은 인트로(intro) 글 말미에, <MZ세대는 개헛소리다>라는 어그로성 짤을 올린 적이 있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실제 저 인터뷰의 당사자가 나 이기도 하다 ㅎㅎ). 그렇기 때문에 오늘 올리는 글은 바로 이 <MZ세대=개헛소리>가 무슨 말인지 설명을 하고자 한다.

사실 나는 특정 세대에 별도의 명칭을 부여하는 일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MZ세대>라는 용어에 대해서 특별한 불만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개헛소리“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느끼기에는 “싸우자(!)”라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MZ세대라는 용어를 욕하거나 비하하는 의미에서 ”개헛소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단지 정확히 ‘정의’를 위해 이 용어를 빌렸을 뿐이다.

얼마 전에 김경일 교수님께서 tvN에서 소개해주시기도 한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에서, 저자 프랭크 퍼트는 영어 단어 “Bullshit”을 개소리로 정의하며, 거짓말과 불쉿(Bullshit)의 차이를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 Bullshit은 흔히 “헛소리” 혹은 ”개소리“ 등으로 번역되곤 하는데, 내가 보기에 ”개소리“는 너무 욕설 같이 느껴지고, 반대로 ”헛소리“는 그냥 우스갯소리 정도로 느껴졌기에. 나는 그냥 이 둘을 합쳐서 ”개헛소리“로 부르기로 했다)

거짓말(Lie)와 개헛소리(Bullshit)의 핵심적인 차이를 말하자면 그것은 바로 “진실에 대한 관심“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거짓말은 진실에 관심이 있지만, 개헛소리는 진실에 대한 일말의 관심도 없다.


“엥? 무슨 말이지, 진실된 말이 아니라는 뜻에서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는 지적이다. 실제로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것이 사실인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적어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헛소리(Bullshit)의 경우는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일말의 관심조차 없다. 왜냐하면 개헛소리는 말 그대로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막 던지는 말”이기 때문이다. 해리.G 프랭크퍼트는 이러한 점에서 개헛소리가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고, 거짓말 보다 더 강력하게 진실된 사회의 적이 되었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 “MZ세대”를 비판하는 이유로 넓은 세대 범위를 이야기하곤 한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가 MZ 세대면 1981년생인 박지성과 2001년생인 이강인이 같은 세대라는 말이냐? 앙?” 과 같이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이 MZ세대라는 단어가 이 사회에 광범위하고 만연하게 사용하게 된 이유를 따져 묻고자 한다.


사실 “MZ세대“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2018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출간한 《트렌드 MZ 2019》였다. (평소에 이들이 내는 트렌드서를 즐겨 읽는 입장에서 보자면) 20대 트렌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이들이 봤을 때, 2018-2019년 즈음에 20대에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함께 공존을 하고 있었으니 이러한 표현을 썼으리라 생각했다. 아마도 그들도 수년 후 한국의 모든 정치인들이 MZMZ 거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나중에 출간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 1장에서 저자들은 “두 세대의 공통적인 특성을 설명할 때 편의상 묶어 불렀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같은 세대로 퉁치는 모양새가 됐다”라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사회 MZ세대론 비판에 있어서 원작자인 대학내일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게다가 2020년 중반부터 이들은 세부적으로 세대를 ‘전기 밀레니얼(1981~1988년)’, ’후기 밀레니얼(1989~1995년)‘, ‘Z세대(1996~2010년대 초반 출생자)‘로 나누고 있다.


진짜 문제는 “MZ세대”라는 단어를 옳다커니(!) 하면서, 기존의 2030세대를 퉁치는 단어로 활용한 주류 미디어와 정치권에 있다. 2022년의 마지막을 달리는 지금까지도 하루에도 수십 가지 기사들에 “MZ세대”를 얽히게 만들고, “MZ세대는 1980년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의미한다”라는 출처불명의 범위를 무비판적으로 때려 넣고 있는 존재들이 바로 MZ세대를 개헛소리로 만드는 자들이다. 단순하기 묻고 싶다. 그래서 1980년대 “초”, 2000년대 “초”가 정확히 몇 년도를 의미하냐고 말이다.


이해는 한다. 우리 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미국의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와 같이, 밀레니얼 세대(1981-1996)와 Z세대(1997-2012)를 별도로 묶으면 헤드라인의 파워가 약해진다는 것을 말이다.


주민등록인구(2019년 2월 기준)를 보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1990년대생들의 구성비는 14.0%, 2000년대생이 구성비는 13.1%에 해당한다. 이들을 별도로 뽑아내면 “큰 수가 매력적인 소비자” 혹은 “승패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터”가 되기 힘들다. 그래서 이들은 오늘도 말한다. “보세요. MZ세대로 묶으니 무려 30~40%!! 바로 우리의 주력 세대 라구요”

나는 서두에 말한 대로 특정 세대의 이름을 부여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경제 경영서를 저술하는 입장에서 최소한 단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구분하고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님이 말씀했다고 알려진 (*origin 논란이 있긴 하지만)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으며,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 시킬 수 없다 “와 같이 말이다.

MZ세대 구분보다 10년 단위의 구분이 더 옳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단지, 앞으로도 이 연재에서 <2000년대생>을 말할 때는 적어도 정확한 구분과 수치에 기반한 저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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