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들과 모였을 때 누군가의 뒷이야기를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남의 말은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재미가 있게 마련이라, 내가 직접 나서서 시작하진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맞장구를 치는 정도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즐겨서 하는 행동일 것이다.
남의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서 많이 배우지만, 막상 멀리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하지 않더라도 남들이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본의 아니게 듣고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동참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직 생활에서 남의 이야기란 어두운 공간의 작은 빛줄기 같은 것이며, 같은 편이라는 안정감을 얻게 해 주는 중요한 요소처럼 보이기도 하기에 나 혼자 고고한 척 그것을 멀리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홀로 있기를 두려워하여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데, 인간은 남의 말을 하는 좋지 않은 습성이 있기에, 어떤 무리에 속하게 된다는 것은 누군가를 험담할 기회가 많아짐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남의 말을 같이 한다는 것은 서로의 약점을 쥐게 된다는 의미가 있으며, 그런 것을 통해 소속감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한 번 남 이야기를 하는 무리가 생기게 되면 만날 때마다 누군가의 험담을 하는 분위기로 흐르게 된다. 비록 나는 듣고만 있다 하더라도, 나 역시 그 무리의 일원이고, 남의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엔 듣고만 있으려 했을지 몰라도 오래 지나지 않아 나 역시 남의 말에 동참에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남의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무리에 속하지 말고 혼자 다녀야 한다는 것인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남 이야기 하는 것을 피하려고 외톨이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남의 말을 하지 않는 무리를 만나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