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하기를 피하는 방법
이 포스팅은 '남의 말을 삼가라'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남의 말을 삼가라' 첫번째 이야기 [험담을 통해 소속감을 얻다 - 남의 말은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왜 자꾸 끌리는가?] 를 보시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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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남의 말이 시작되고, 이 순간이 당신이 발을 뺄 수 있는 기회이다.
한 가지 내가 알게 된 사실은, 아무리 남의 말을 즐기는 사람이라도 그것이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자마자 남 이야기를 늘어놓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면 자기가 나쁜 사람으로 보인다는 사실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도 그런 것을 원하지는 않으므로, 처음에는 다른 화제들로 대화를 하다가 슬그머니 남 이야기로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남의 말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런 능력이 아주 뛰어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주제가 남 이야기로 가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대개는 어떤 목적을 위해 모여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난 뒤에 남의 말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는 동안, 즉 뭔가 할 일이나 할 말이 없어지게 될 때가 주로 남의 말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밥을 먹는 동안은 먹는 것에 집중하느라 남의 말을 잘 하지 않게 되는데, 멀뚱멀뚱 커피를 마시게 될 때 이런저런 잡담을 하다가 남 이야기로 이어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할 말이 떨어지는 순간이 남의 말이 시작되는 순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순간이 당신이 발을 뺄 수 있는 기회이다.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라고 할 수도 있고, 전화를 하거나 카톡을 하는 등 슬그머니 그 대화에서 빠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사람들은 당신이 남의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비록 그 자리에는 있더라도 남 이야기에 동참하지 않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것이다. 그리고 험담의 주동자들은 눈치가 매우 빠른 경향이 있으므로, 당신의 앞에서는 남의 말 하기가 불편하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며, 남 이야기를 하는 빈도나 강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 주동자들이 당신을 적으로 간주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지만, 그런 것까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남의 말에 동참할지언정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가질 것이며, 만약 그 주동자가 어떤 다른 이유로 당신을 비방하더라도 그것이 당신의 평가를 떨어뜨리지는 못 할 것이다. 사람들은 앞에서는 동조하는 척 할 수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당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을 비방하는 그 주동자조차도 마음 한구석엔 당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굳이 적을 만들 필요는 없으므로, 주동자들에게 대놓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지 말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당신이 남의 말에 대해 나와 달리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남의 말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들은 대개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하는데, 모여서 남 이야기를 하는 것도 사회생활의 일부이며, ‘남들도 다 하는데 뭐 어떠냐?’라는 것이 그것들이다. 사실 나도 남의 말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잘 알고 있으며, 그런 일에 동참을 하다가 망신을 당하거나 난처한 경험들을 했기 때문에 이런 책까지 쓰면서 간곡하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 역시 위와 같은 두 가지 핑계를 대며 남의 말을 했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면 위의 두 가지 근거가 왜 합당하지 않은 것인지 반박해 보도록 하겠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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