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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리 Jul 26. 2023

우연이 인연

2013.09.26

우리 수업에 보석 같은 아이들이 있다. 재능이 빛나서 눈이 시려 눈물 나게 아름다운 아이들이다. 세상은 이 아이들을 장애아동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와 선생님들은 조금 불편할 뿐이라 말한다.


아이들과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농장 견학 후 점심 먹을 식당을 예약하러 갔을 때였다. 영어를 잘 못하는 식당 주인과 스와힐리어를 잘 못하는 나는 열심히 소통해보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주인분은 끝내 답답하셨는지 누군가를 데려왔다. 이 아저씨의 이름은 버나드. 한참 통역을 해주고 난 뒤에야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지역의 장애인 단체에서 일한다고 한다. 장애와 지역개발 관련 이야기를 하며 단숨에 맘이 맞았다. 신이 나서 내가 제안했다. 우리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이야기, 노래, 미술 수업을 하려고 한다. 우리 수업에 함께 할 아이들이 있을까. 버나드는 신이 나서, ‘이 아이는 앞을 못 보지만 노래를 너무 잘한다’를 시작으로 아이들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열두 명의 아이들과 매주 토요일 만나게 되었다. 우연이 인연이 되어 이토록 반짝이는 아이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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