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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gular Han 싱귤러한 Feb 19. 2024

매출이 억 단위라고요? 그럼 순이익은?

위탁판매로 매출이 억 단위.. 흠..

제 그림으로만 제작되어 오던 인테리어소품 브랜드 싱귤러한을, 직장 다니면서 겸업으로 마치 소일거리처럼, 세컨드잡처럼, 부캐처럼 몇 년을 이어오다 지난 3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편집브랜드 혜싱라를 론칭하면서 위탁판매를 함께 시작했습니다.

싱귤러한 머그컵 - 우리 둘 만

싱귤러한은 주문 후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다 보니 실질적인 수익을 크게 내지는 못하는 브랜드이지만, 어떤 일보다 저에게 업무의 만족감을 주는 브랜드이기도 하죠. 때로는 제작업체를 찾느라, 신규 제품을 출시하느라 스트레스를 좀 받기는 하지만, 오래 기다려준 고객분들이 만족하는 리뷰를 볼 때는 그것만큼 기분이 좋고, 만족감을 크게 가질 수 있는 것은 없어 놓지 못하겠습니다.


직장에서 아무리 죽어라 아이디어를 짜내어 성과를 이뤄내도 '남의 회사'일 뿐이고, 그 공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기 일쑤이거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저는 왜 그렇게 옮기는 회사마다 마케팅에 돈 안 쓰고 매출을 올리고 싶어 하는 회사만 가는지, 덕분에 힘들게 돈 많이 안 쓰고 매출 올리는데 도가 텄습니다. 그렇게 도가 텄는데 왜 아직 내 브랜드는 아무도 모르냐고요?


답은, 저는 그 "많이 안 쓰는 돈" 조차도 안 쓰고 오로지 제 SNS 콘텐츠로만 이끌고 있으니까요.


일단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알려야 하는데, 알리기 쉬운 방법이 광고이겠죠? 그런데 그 광고가 눈 깜짝할 사이에 몇 만 원 훅~ 나가요. 뭐 하루에 5천 원 정해 놓고 광고를 돌리더라도 5천 원만 나가지는 않으니까요. 남의 광고(당시 근무회사를 "남"이라고 합시다. 내 브랜드는 아니니까요)를 할 때는 하루에 300만 원까지도 SNS광고에 배팅을 하듯이 하곤 했습니다. 그만큼 효과를 가지고 오니 그 많은 돈이 그저 백 원 이백 원 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 것을 하려니 오우~ 백 원 이백 원도 못하겠더라고요. 남의 것을 할 때는 이게 먹힐까 저게 먹힐까 하는 테스트기반 광고를 하지만, 제 광고는 100% 먹히는 광고를 해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이라고나 할까요? 누가 거저 주는 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은 그런 마인드입니다. 참 안타깝죠? 이건 분명 대표가 될 사람의 배포는 아닌 듯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1인기업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수익을 가져다줄 사업모델을 찾다가 위탁판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패션브랜드에 몸 담은 지 어언 20년이 되어가니 질 좋은 원단, 좋은 제품은 물론, 마케팅의 감각으로 시기적절 아이템들을 골라 편집샵 혜싱라를 오픈하게 되었죠.


편집샵이라는 것이 여기저기 물건들을 떼어다가 파는 것이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물건들로만 채워서 추후에는 "혜싱라" 스타일, 감각을 만들어 가는 거죠. 재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해외브랜드를 가져다가 파는 것처럼 저도 도매상들을 돌며 제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아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거죠.


돈은 없어도 재벌처럼 물건을 담습니다. 최고죠? ^^ 마구 담을 때는 진심 기분이 좋습니다. 남의 돈으로 쇼핑하는 기분이죠.


혜싱라의 온라인몰입니다. 그럴듯하죠? AI가 만들어줬습니다.

위탁판매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2017년, 싱귤러한 사업자를 내면서 아무래도 브랜드가 성장하기 전까지는 싱귤러한으로만 수익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른 아이템들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의 세상이었죠. 이걸 어떻게 하지? 나는 돈이 없어서 사입은 다 못하겠고, 자본 없이, 재고 걱정 없이 어떻게 하지 했었죠. 그리고 가장 막막하고 맥 떨어지게 한 것은 도매사이트에서 파는 가격이 일반 시중에 나와 있는 가격과 같거나 더 비쌀 때입니다. 어째 이래? 이 사람들 진짜 도매 맞아? 했습니다. 네, 진짜 도매 아닌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도매사이트에서 가지고 와서 도매사이트에 물건을 올려놓고 마치 도매가인 것처럼 합니다. 아직 그 도매시장에 대한 100% 파악은 못했습니다. 아직 3개월 차인걸요.


도매사이트를 돌면서 알게 된 것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진짜 도매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

동일 업체가 올린 제품도 도매사이트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것,

같은 물건도 도매사이트마다 다른 가격으로 올라가 있어서 그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

기껏 주문받아서 도매사이트에 주문 넣었는데 갑자기 품절되었다는... 일명 골 때리게 하는 것 (이건 판매자에게 치명타예요. 11번가, 롯데몰 등은 페널티를 받게 돼요. 아주 안 좋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위탁판매로 매출 몇천만 원 혹은 몇억 했다는 소리에 혹 하지 말 것,


그 외 더 찾은 게 있으면 리스트를 해 볼게요. 이것을 깨닫게 된 것도 3개월이 지나서야 이것저것 알게 되었으니까요.

붓감까지 표현이 된 싱귤러한 쿠션, 패브릭포스터, 테이블매트 일부입니다.

진짜 도매를 찾기 위해서는 손품을 많이 팔아야 해요. 그리고 위탁판매는 진심 100원 싸움인 거 같아요. 예전처럼 고객들이 무료배송을 고집하는 것 같지는 않고 물건값이 얼마나 저렴하는지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같은 상품으로 무료배송으로 배송비를 물건값에 얹혀서 팔아도 보고, 배송비를 따로 책정해서 팔아도 봤는데 여전히 물건값이 저렴할 때 더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러니 내 이익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물건을 싸게 팔려면 싸게 파는 도매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저도 여러 도매사이트를 둘러가면서 물건을 찾는데 20원 차이 나는 곳도 있고, 500원 차이 나는 곳도 있습니다. 20원 차이가 나더라도 내 배수에 따라 20원이 단위가 달라질 수 있으니 1원이라도 더 싸게 파는 도매를 찾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몇십 원 몇백 원 싸움을 하는데, "유튜브나 SNS에서 매출 몇천만 원, 몇억 신화 비결을 알려줄게" 따위의 감언이설은 매출은 그렇게 나올지는 몰라도 순수익은 의문점이죠. 위탁판매는 그렇게 많은 배수를 붙여서 팔기는 어려워요. 이유는, 가격 단가가 사입에 비해 결코 낮지 않거든요. 그러니 사입으로 판매하시는 분들을 따라가기 어렵죠. 그러다 보니 최소한의 마진으로 팔아야 하는데, 그렇게 높은 매출은 힘들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더라도, 순이익이 얼마나 남았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어느 누구도 순이익 몇천만 원, 몇억이라는 소리는 안 하잖아요.


저의 경우는 첫 한 달은 세팅하는 달로 삼고 11월 한 달 동안 여러 마켓에 입점을 더 하고, 상품을 미친 듯이 소싱해서 올렸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밤까지 책상에 붙어 앉아 있었어요. 밥 떠 먹여주는 사람이 없는 게 참 아쉬운 시기였죠. 그렇게 마구 올린 처음 한 달은 하루에 순수익 5천 원이 남았고, 3개월이 지난 지금은 2만 원이 남아요. 지금 각 마켓에 올라가 있는 상품은 대략 700개 정도 되고요. 그렇게 해 봐야 월급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그 대신에 저는 9시에 일어나 운동을 갔다가 도서관에서 눈치 안 보며 일하는 자유를 얻게 되었고, 앞으로 나 자신의 브랜드를 위해서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가며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다음주부터 와디즈 펀딩이 시작됩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264540?_refer_section_st=COMING_SOON_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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