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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ngular Han 싱귤러한 Feb 26. 2024

그냥 꾸준히 합니다

원래 뭘 꾸준히 하는 성격이 못되지만요.

저의 하루 일과는 아침 9~10시에 일어나서 이틀에 한 번은 운동을 가고, 운동을 가지 않으면 아침 청소를 하고 아점을 먹은 후에 근처 강남도서관으로 갑니다. 그 시간이 대략 1시~2시 정도 돼요. 그렇게 자리에 착석을 하면 도서관이 끝나는 10시까지 내리 일을 합니다. 배가 안 고프냐고요? 어떻게 그렇게 앉아 있느냐고요? 배는 대략 9시쯤 되면 슬슬 고파져요. 앉아 있는 건 괜찮은데, 가끔 걷다가 고관절 부분이 심하게 아파요. 그래서 운동을 이틀에 한 번은 가서 고관절을 풀어주고 엉덩이 힙업과 다리 근육 운동을 합니다.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이라 그리 멀지 않아서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새벽 3시까지 또 내리 앉아서 일을 합니다. 그렇게 일을 하게 되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게 돼요. 몇 번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워낙 일을 잡으면 놓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늦은 3시에 일을 마치는 날이 많아지게 돼서 결국엔 고치질 못하겠더라고요.

싱귤러한의 민화라인입니다.

일주일에 수요일은 민화를 그리러 갑니다. 민화를 그리는 것이 일의 연속이에요. 민화를 그려서 제품을 만들거든요. 요즘엔 유화보다는 민화를 더 많이 그리고 있어요. 싱귤러한의 초창기의 브랜드 이념을 고수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민화를 더 그리려고 하고 있어요.


민화 그리러 가거나 이틀에 한번 운동을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스케줄이 없기 때문에 저는 늘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가게 된 것은 불과 한 달도 안돼요. 집에서만 내내 일을 하다 보니 독거노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제가 작업실로 쓰고 있는 큰 방이 보일러를 때어도 양쪽의 큰 창문들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너무 추워서 카페를 갈까, 사무실을 임대할까 할 때쯤 남자 친구랑 동네 산책을 하다가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가기 시작한 것이 저의 아지트가 될 줄은 몰랐네요.


사무실 지원 사업을 알아보면 모두 39세 미만이에요. 왜 그런 걸까요? 왜! 앞으로 기회들이 많은 청년들보다 중년들이 더 먹고 살 기회가 더 적어지는 게 아닐까요? 그렇게 자영업자 천국이 되는 게 아닐까요? 미국에서 귀국하고 본 첫 뉴스가 45세부터 조기정년 바람이 분다는 험악한 뉴스를 접했어요. 당시 딱 40에 안착했을 때였습니다. 적지 않아 충격을 받았죠. 미국에서는 정년이라는 게 사실 없어서 같이 일하시던 영업직 동료분들이 평균 연령이 50대가 넘었었거든요. 괜히 돌아왔나 후회가 들었던 때가 생각나 그냥 또 버럭 합니다.


도서관에는 학생들만 많은 것도 아니고 공부만 하러 오는 것도 아니에요. 어떤 분들은 핸드폰을 하러 오시고, 어떤 분들은 간혹 코를 골고 주무시기도 해요. 간혹 옆자리에 앉은 남성분들이 담배를 태우고 오시면 그 냄새 때문에 진심 너무 힘들어요. 학창 시절의 도서관에선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당혹스럽기는 해요. 늘 옆자리 오시는 분들이 담배 안 피우시는 분이시면 좋겠다는 생각만 합니다. 6시가 되면 퇴근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칼퇴하시듯 퇴장을 하십니다.


와디즈의 스토리보드를  AI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은 단순하지만 많아요. 1인기업이라서 모든 부서의 일을 혼자서 해야 하니 일이 많아요.


요즘엔 전자상거래 업무를 위주로 하고 있어요. 일단 혜싱라에 상품을 소싱하고 자사몰에 올리고, 각 오픈마켓이나 소셜로 뿌립니다. 뿌린 후에 인스타에 포스팅을 하거나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요. 광고를 안 하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SNS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요. 기획전 세팅을 하고 배너도 이쁘게 만들어서 올리죠. 자 지금까지 저는 몇 개 부서의 일을 마쳤을까요? 소싱하는 MD일도 했고, 홍보와 기획전을 하는 마케팅 업무를 했죠. 그리고 배너를 만드는 디자인업무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오래 앉아서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엔 그래도 자동화시스템이 되어 있어서 자사몰에 상품 올리는 게 어렵진 않지만 손이 아예 안 가는 건 아니에요.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여 물건을 올리더라도 물건 하나하나 보면서 금액이나 상세페이지, 제목, 검색 SEO 등을 확인하면서 해야 되더라고요. 이제 자사몰에 1400개의 상품이 올라갔습니다.


저의 원래 계획은 자사몰과 오픈몰들을 어느 정도 세팅을 해 두고 매출이 올라가게 해 둔 후에 조달청 입찰을 통한 홍보마케팅 대행을 시작하려고 했어요. 혼자이지만 홍보마케팅 대행은 다른 분들과 할 예정이어서 어느 정도 기본으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놓을 예정이었고, 그게 전자상거래였던 거죠. 조달청에서 입찰을 하려고 해도 매출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것도 이 전자상거래를 진행하는 이유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전자상거래는 계속 추이를 지켜봐 줘야 하고 물건을 지속적으로 소싱해서 업데이트를 해 줘야 하고 기획전도 올려줘야 해요.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3개월째인 2월 말까지만 전자상거래에 몰입을 하고 4개월째로 접어드는 3월에는 다른 업무를 본격적으로 하려고 했으나 40%의 시간 밖에 할애를 못 할 것 같아요.


3월에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에코백과 머그컵도 품목등록도 하고, 싱귤러한의 민화라인을 전통상품으로 신청도 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전자상거래 외의 업무를 진행하기 위한 워밍업으로 조금씩 조금씩 일을 늘려가야 할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이번에 와디즈도 오픈했습니다. 혼자서 참 많은 일을 하죠? 평생 용두사미처럼 좀 하다가 포기하고 취직하기를 반복했는데, 이번엔 조금 더 꾸준하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의 1인기업 전투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26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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