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르씨 Oct 09. 2024

선택의 시작

너는 너의 기억이야  |  열한 번째 기억




  오 렌 지 쥬 스 으 으!!


동그리콩은 오늘도 어김없이 오렌지쥬스를 외치며 눈을 떴다. 


오렌지쥬스가 없잖아?!

부엌을 이리저리 뒤져봤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오렌지쥬스를 따러 가야 해!


서둘러 옷을 입은 동그리콩이 문 밖을 나섰다. 

달리고 또 달리고, 

한참을 달린 동그리콩은

너무 배가 고파 풀숲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때였다. 

사샤샥. 

풀숲이 흔들린다. 


노란색 빛이 새어 나오며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오렌지쥬스나무네에!


동그리콩이 쫓아간 곳엔 눈부시도록 노란빛을 내뿜는

뚱뚱한 오렌지쥬스나무가 있었다.


가지마다 오렌지쥬스를 주렁주렁 매단 오렌지쥬스나무를 향해

동그리콩이 두 손을 뻗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오렌지쥬스 하나만 주세요!


나무가 부드럽게 흔들리더니 커다란 얼굴이 나타났다.


  귀여운 꼬마야 

   나의 소중한 오렌지쥬스를 가져가려면

   나에게도 무언가를 나눠줘야 할 거야. 


  

   내 기억들은 다 내 건데..

   내가 가지고 싶어요. 오렌지쥬스도요.

   ...

   가만 보자

   기린 무늬도 소중하고요

   날치가 준 비늘도 예쁜데,

   노란 안경도 아직 필요해요.


동그리콩은 소중한 기억을 하나도 잃고 싶지 않았다. 

나무가 웃으며 말했다.


  “후후, 

   우리는 언제나 선택의 연속으로 살아가야 하지.

   어떤 선택을 해도 나쁜 일이 생기진 않을 거야. 걱정 마”


동그리콩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제일 반짝이는 비늘을 

나무에게 건넸다.


  “제가 가진 가장 반짝이는 기억을 드릴게요.”  


왠지 모르게 마음 한 칸이 콕콕, 따끔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반짝이는 비늘이 햇빛을 받아 

나뭇가지 사이로 마치 은하수처럼 퍼져나가는 찬란함에 

동그리콩은 탄성을 질렀다. 

 

  “오, 정말 예쁘다!


오렌지쥬스를 한 모금 머금고, 

동그리콩의 얼굴 가득 미소가 번졌다.


  “이 맛, 정말 황홀하네





| 11편 들여다보기 |

Point) 31개월~36개월 무렵의 아이 발달상황을 관찰할 수 있어요.
31~36개월 무렵, 간단한 문제 해결과 상호작용 능력이 발달하는 시기를 표현해 보았어요. 동그리콩이 오렌지쥬스나무와의 상호작용에서 선택을 배우고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통해 감정 조절과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증가하는 시기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 주요 발달 정보 : 간단한 문제 해결과 상호작용
✎ 주요 관찰 정보 : 아이가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는지, 상호작용이 원활한지 확인할 수 있어요.
✎ 놀이 키워드 : 퍼즐 맞추기, 블록 조립 놀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