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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족두리 꽃
어느 여름날
자국이 남지 않는 그 조용한 걸음 옆으로 족두리 꽃이 무심히 피어있었다.
할머니도 어떤 날은 저런 분홍 족두리를 썼던 날이 있었겠지.
연지곤지 찍고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 가슴이 뛰던 때가 있었겠지.
저렇게 환하게 피어나던 시절이 있었겠지.
기억하고는 있을까?
이제 막 더워지는데
문득 무심히 피어있는 족두리꽃이 원망스럽다.
아무 죄 없는 꽃에게 원망이라도 하고 싶다.
그림그리는 사람의 작지만 빛나는 기록. 따뜻한 동네 풍경과 카페를 운영하며 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