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전화를 잘못 걸었다
내가 느끼는 아이폰의 유일한 단점은 전화를 종종 잘못 건다는 것이다. 통화 목록이나 전화번호부를 넘기다 화면을 잘못 누르면 전화가 연결이 된다. 며칠 전 그렇게 지인에게 전화를 걸게 됐다. 물론 연결되자마자 바로 끊었지만 지인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는 내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전화를 받곤 사실 잘못 눌러 전화를 걸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그와 서로 그간의 근황들을 이야기하고 새해 덕담도 나누고 잠시 후 전화를 끊었다.
문득 후회가 됐다. 이렇게 다정하게 통화했을 거면, 차라리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서먹한 사이도 아니고 종종 얼굴이 떠오르는 보고 싶은 존재였다. 그런 그가 잘못 눌러 전화한 게 아니라,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한 거라는 말을 들었다면 기쁘지 않았을까. 덩달아 나도 기분 좋고 말이다.
말을 예쁘게 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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