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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오션 Aug 08. 2024

가물지 못하는 게거품

나는 거품을 물고 말을 해



나는 거품을 물고 말을 해

듣다 못한 당신은 말했어



뽀글아

뭍으로 올라온지가 언젠데

너는 계속 거품을 부는구나



그렇게 보여?

있잖아, 나는 깊은 심해에서 왔어

온종일 침전하고 떠오르고

가라앉고 허우적거리며 살았어

그래서인지 의외로 가벼울 거야  

그리고 또 그리고 또



거품 부는 아이야

너는 말에 거품이 너무 많아

뭇사람은 그러지 않아



그래 알지

해저까지 닿는 법을 잘 알아도

뭍사람도 뭇사람도 될 수 없어



아무거나 해봐도 늘 물이고

아무리 해도 다시 또 섬이야


삼켜도 울어도 뱉어도

기포가 방울방울 물리는데

이제 와선 아무도

바다의 아이라고 불러주지 않네


뭍으로 올라온지가 언젠데

나는 계속 거품을 무는구나


하얀 물거품이 차라리 나였다면

누군들 이르지 못하게

한 줌 거품에게 물려 깨어진다면








2024년 8월 6일 밤에 쓴 시.

너무 흔하고 뻔한 시상인가 싶어서 썼는지 자신은 없다.

썼으니 올려본다.



사진: UnsplashSenya Zhu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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