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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의 노하우 Sep 19. 2017

3. 인터뷰에서 마지막 질문

이직시 준비해야 할 것

직장을 구하기 위한 면접뿐만 아니라 요즘은 알바를 구할 때도 스펙을 따지고 면접을 봐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보면 면접 준비를 할 때 찾아볼 수 있는 글들이 많이 있다. 핀터레스트에는 아예 면접에 자주 나오는 3가지 질문부터 10가지 질문까지 다양한 포스트들이 올라와 있고, 하버드비지니스리뷰에조차 면접의 질문들에 대해 다양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 조금 더 들어가보면 구글에서 많이 물어보는 질문, 애플에서 자주 묻는 기상천외한 질문들까지 미리 알고 있어도 답변을 쉽사리 준비하기 어려운 질문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런 복잡한 질문들보다는 내가 현실적으로 많이 들었고, 또 많이 물어봤던 질문이 하나 있다. 자기소개로 시작해서 경력에 관한 질문, 업무 능력에 관한 질문들을 모두 다 거치고 이제 끝났겠지 라는 생각이 들 때쯤 가벼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나가


 “회사, 혹은 아무거나 궁금한 게 있으신가요?” 


이다. 우선 질문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내 경우에는 별 생각 없이 질문을 했던 거 같다. 지원자가 이런 질문에 심오한 것을 물어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었고, 또 내가 주로 인터뷰를 봤던 지원자들은 대부분 신입이거나 경력이 5년 이내인 경우가 많았었던 지라 출퇴근 시간 등의 사소한 부분들을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이 질문에 아직까지 연봉이나 수당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본 지원자는 없었다.

 몇 년 전에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준비하면서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나 같은 경우는 면접을 준비할 때, 내가 맡아야 될 제품에 대한 배경지식 등과 현 상황 그리고 내가 맡게 된다면 어떻게 운영할 지에 대한 로드맵 등에 대해 기본적으로 준비를 하고, 지원한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 미션과 추구하는 가치 정도는 암기를 해서 가곤 했다. 내 업무 경력과 장단점에 대한 부분은 당연히 별도로 준비를 해야 했다. 이런 정도의 준비를 해 놓고 있을 때, 나에게는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해 주신 이전 팀장님께서 뜬금없이 안부 전화를 주셨었다. 당시에는 내가 면접을 보기로 예정이 되어 있던 회사의 계열 회사의 리더쉽 팀에 계시던 중이었기에, 혹시 내가 면접보는 걸 알고 전화하셨나 싶기도 했지만 그런 건 아니었고, 정말 촉이 좋으셨던 건지 안부 전화를 주셨던 거였는데, 마침 내가 면접을 본다하니 이런저런 조언을 주셨었다. 워낙에 국내외에서 면접을 많이 보신 경험이 있으신 분이시고 나한테는 정말 존경하는 멘토분이기에 이런저런 이야기에 대해 귀담아 들었었는데, 기억에 남는 내용이 바로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세요?” 


라는 식으로 물어봤을 때 어떻게 대답하겠냐는 질문이었다. 이전의 기억을 떠올려 봤을 때는 


“특별히 궁금한 점은 없습니다.” 


아니면, 업무와 직접 관련된 질문들을 주로 하곤 했었던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드렸더니, 멘토분께서는 이런 일반적인 질문에서 차이가 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조금 더 전략적인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본인께서는 면접관에게


 “면접관께서 느끼시기에 이 회사가 다른 회사보다 더 좋다고 느끼시는 점이 있으신지요?” 


라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다고 하셨다. 이런 질문을 통해 면접관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회사의 업무 외의 장단점과 사내 문화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질문자는 보다 큰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외부에 면접 볼 기회가 있으면 이 질문들을 종종 하곤 했고, 생각보다 면접관들은 본인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특히나 관리자일 경우에는, 크기에 한참을 이야기 해 주시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반면에 얼마 전에는 이 질문이 실패했던 적도 있는데, 면접 마지막에 똑 같은 질문이 나와서 나도 똑 같은 질문을 했더니, 막상 그 면접관은 회사를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자기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받아 어색하게 마무리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가능하다면 헤드헌터를 통해 면접관이 누군인지 미리 파악하고 질문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또 하나는 요즘 책을 읽다가 좋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책을 보면 세계적으로 성공했다고 인정받은 사람들을 성공으로 이끈 소소한 가르침들이 나오는데,  “Change your question, change your life” 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칼 퍼스먼(Cal Fussman)의 고르바쵸프와의 2분30초짜리 인터뷰를 30분이 넘는 인터뷰로 바꾼 일화가 나온다. 심오한 정치, 경제, 군사 문제 등의 질문을 예상하고 있을 고르바쵸프에게 칼은


 “당신의 아버지의 가장 심오한 가르침은 무엇이었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졌고, 고르바쵸프는 잠시 당황했지만 천천히 회상을 하듯이 이야기를 시작하며 인터뷰는 30분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누구나가 할 수 있는 평범한 질문은 기대치를 벗어나지 않는 답변만을 받게 되며, 질문자 역시 평범함에 묻혀 버릴 것이다. 여기서 칼은 그 평범함을 넘어 고르바쵸프라는 사람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질문을 함으로써 고르바쵸프로부터 30분이 넘는 답변을 얻어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질문을 우리가 마주하는 회사에서의 면접에 적용해 보는 어떨까도 싶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면접관님은 어떤 기억이 가장 소중하게 남아 있습니까?” 


와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이나,


 “면접관님이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 였습니까?” 


와 같은 질문들을 하게 되면, 딱딱하고 이성적이었던 면접이 사람에 대한 질문으로 전환되면 조금은 더 훈훈한 마무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도 싶다. 일전에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라는 책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협상의 방법 중 하나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라 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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