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 일기 1 >
이사하고 처음으로 새벽 기도를 다녀왔다.
전에 살던 곳보다 약 20분 정도 더 걸려 약 40분 만에 교회에 도착했다. 전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던 것을 30분 앞당겨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후다닥 씻고 교회로 달려갔다. 그런데 가는 길에 신호등에 계속 걸리는 것이다. 웬 신호등은 그리 많은지 ㅠㅠㅠ. 훤한 대낮에는 잘 보이지 않던 신호등이 일일이 신경이 쓰였다. 그때 내 안에서 사탄이 “시간 많이 걸리지! 그래도 다닐 거야?”라고 꼬드기는 것 같았다. 나도 “그래도 다녀야지! 나 갖고 흔들어봤자 소용없어!”라고 맞받아쳤다.
새벽 예배를 드리기 전, 30분 전에 교회에 도착했다.
깜깜한 성전에 남편과 나란히 앉아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우선,
“감사합니다.”부터 나왔다.
비록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교회에 나와 새벽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회사 생활하느라 바쁜 남편도 감사함으로 새벽 예배를 드리러 가자고 이야기해 준 것에 감사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건널목이 없는 고속도로를 탔다. 거리 상으로는 좀 돌아가는 듯 하지만 신호등에 걸리지 않아 갈 때보다 10분 정도 빠르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다니겠네!”
“그렇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할만한 일이었다.
그것 또한 감사했다.
연애할 때 생각이 났다.
그때는 30분이 걸리든 몇 시간이 걸리든 상관없이 사랑하는 님을 보기 위해 눈썹을 휘날리며 달려갔는데 ㅎ.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사랑하는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길인데… 왔다 갔다 왕복 1시간 거리는 24시간 중에 충분히 낼 수 있는 시간이다. TV 조금 덜 보고, 책 조금 덜 읽고, 수다 좀 덜 떨고, 잠 좀 덜 자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 목사님께서 십일조에 관한 말씀 중에 시간의 십일조에 대해 잠시 말씀을 하셨다. 나의 시간을 내 마음대로가 아닌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도록 내어드릴 때 시간의 여유가 더 생긴다고. 새벽 예배까지 약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하나님께 내어드리고 나면 나머지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짜임새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날 일찍 자고 아침 일찍 새벽 기도 갔다 와서 시작하는 하루는 뭔가 다르다. 오전에 말씀 읽고, 집안일 다하고, 오후를 자유롭게, 여유롭게 보낼 수 있어 너무 좋다. 전에보다 훨씬 시간이 많아지고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좀 더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어 정말 좋다.
새벽 기도는 참 힘들다(내게는 ㅋ).
더군다나 전에는 올빼미 형이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너무 힘든 일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어찌나 새벽 예배를 강조하던지 마지못해 끌려 나갔는데... 이제는 자의적으로 새벽 예배를 다닌다. 그것도 행복하게 ㅎ... 참, 신기한 게 ‘아… 내일은 정말 일어나기 힘들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다음 날 여지없이 단잠에 푹 빠져 새벽 예배를 홀랑 빼먹곤 한다. 그래서 ‘내 생각을 넣지 말자! 무조건이다!’라는 생각을 하면 그다음 날 거뜬히 일어날 수가 있다.
오늘 아침에도 차 안에서 남편이 말했다.
“새벽 기도는 그냥 무조건 100% 간다고 생각을 해야 갈 수 있는 것 같아! 단 1%라도 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지고 말아!”라고(정답!!!).
‘아… 오늘은 새벽 기도 가지 말까!’
이 생각이 드는 순간, 이불을 박차고 벌떡 일어나야 한다(안 될 때가 더 많지만 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의 가벼운 육체가 그만 일어나는 것을 포기하고 이불을 끌어당기고 만다.
육체의 가벼움이 나를 누르지 못하도록 계속 기도하는 것이 내 일! 나는 나를 잘 알기에 ㅎ.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 있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 있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 (잠언 6장 9~11절)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하고 내 육체의 연약함이 나를 흔들 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 내게 칭찬 스티커 한 개를 달아준다 ㅎ. 아마 주님께서도 나보다 더 엄청 큰 스티커를 붙여 주실 것이다. 잘했다고!
* 표지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