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 일기 1 >
성경 말씀 속에는 참으로 내가 하기엔 너무 어려운 말들이 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마태복음 5장 39절)
성경 말씀 그대로 해석하면,
누군가 내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까지 내어놓으라는 말인데…
글쎄…,
과연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손양원 목사님(1902 ~ 1950)은 자기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나중에 양자로 삼았다고 한다. 두 아들의 장례식에서 하나님께 올린 감사의 기도 제목은 유명하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하셨으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맡겨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님 감사합니다.
셋째, 3남 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이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우리 하나님 감사 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도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합니다.
열 번째, 이렇듯 과분한 축복 누리게 되는 것을 감사합니다.
글쎄...,
이것은 목사님이니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내게 너무 힘든 일일 것 같다.
그보다 나는 오른쪽 뺨을 맞았다고 해서 상대방의 오른쪽 뺨을 똑같이 때리지 않을 자신은 있다. 그냥 참고말지(의로워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ㅠㅠㅠ). 그리고 지금껏 살면서 누군가의 뺨을 때려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이것 만큼은 자신 있다 ㅎ.
만약에 내가 아무리 잘못한 상황이라도 오른쪽 뺨을 맞고 곧이어 왼쪽 뺨까지 내놓는다. 이것 또한 가능할까??? 오른쪽 뺨을 맞는 순간 아마도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별이 번쩍, 분해서 씩씩거리고 있을 것이다. 하물며 내가 잘못한 상황도 아닌데 억울하게 오른쪽 뺨을 맞았을 때 왼쪽 뺨까지 내어 놓는다는 것은... 글쎄... 아무리 생각해도 힘들 것 같다. 오히려 노발대발 화를 내면서 싸우자고 악다구니를 쓰지 않는 것만도 다행일 텐데… 나는 이 정도 밖에는 안 되는 사람이다 ㅠ.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마태복음 5장 40절)
내 속옷을 빼앗는 사람에게 내 겉옷까지 내어주라고 말씀하신다.
과연 누군가 내 물건을 훔쳐갔을 때 더 가져가라고 할 수 있을까?
NO! NO!이다.
누군가 내 물건을 훔쳐가는 현장을 목격한 순간 경찰서에 신고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많이 참고 용서해 준 것일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내게 겉옷까지 주라고 말씀하신다.
나의 수준을 너무 높게 보신 게 아닐까? ㅋ.
나를 너무 높게 과대평가하시는 것은 아닐까???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마태복음 5장 41절)
이 말씀은 조금 실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잠깐 든다. 글쎄, 요즘처럼 습도가 높은 더운 여름철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살짝 짜증이 나긴 하겠지만 나의 유약한 심성으로는 꾹꾹 참으며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만약에 상대방이 나의 약점을 악 이용 하려는 잔꾀가 보인다면 기를 쓰고 이용당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칠 것이다. 눈치가 빠른 편이라 ㅎㅎㅎ.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태복음 5장 42절)
이것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아마도 우선 내 배 부르고 난다면 가능할 것 같다. 내 가족들이라면 내 배곯으면서도 줄 수 있지만, 글쎄 남에게까지 그게 가능할까? 예수님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범인(凡人)인 내게는 너무도 힘든 일 중에 하나이다.
예수님은 이런 나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말씀과 삶이 일치하지 않을 때 스스로 자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부족한 나를 꾸짖지 않으시고 지금껏 은혜 가운데 살게 하신 하나님.
말씀을 천천히 묵상하면서
‘이게 진짜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일일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말씀으로 하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하기에 너무 어렵겠지만 그래도 하려고 노력은 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슬~그머니 든다.
‘그래! 잘 안될 수도 있지만 이 말씀 마음속 깊이 새기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 보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서 예뻐해 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슬~며시 든다.
말씀을 매일 묵상하다보면 어느 날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