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내가 아닌 나와 관계한 것들을 사는 일에 대해서, 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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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 언제즈음 책상에 앉아 그 날의 할 일에 대해 시작을 하게 될 것인지, 회사를 다닐 때에는 일말의 생각 없이 행해지던 것들을 향해 난 어느새 준비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삶 속에 놓여있는지도 한참이다. 아무것도 없는 날 안에서 무언가를 떠올려 계획하고 실행하는 새삼 살아간다는 것의 과업을, 그렇게 여지없이 절감하고 있는 그 어떤 세월 속의 나.
하지만 상관없이 모두에게 공평히 흘러가는 시간 속의 세월이라는 건 높여진 위치와 상황에 상대적 길이와 속도를 가지는 터라, 그래서 역으로 난 이제 이렇게 물어보기도 한다. ‘나에게 주어진 가용 시간은 얼마만큼일까.’ 눈을 뜨고도 일어나지 못한 기분에 또 몇 시간을 침대에서 더 머물고 겨우 다시 일어나고서도 어딘가 개운치 못해 단 1미터밖에 되지않을 책상으로의 발걸음은 지연되기 십상이고, 이럴 떄 필요한 건 무언가의 계기, 동기의 설정이랄지 하물며 적절한 bgm의 재생이라도, 무언가의 이유가 유효한지라 문득 외출을 결심한 나는 의식의 흐름대로 살아본 적이 있어? 이런 생각이나 긁적이고 있었다.
하루의 단위라는 건 결국 내게 주어진 가용 시간의 양으로 환산되어 어차피 동일하지가 않아, 그 랜덤의 세상을 이제와 새삼 다시 살아가면서 오직 유효한 건 나의 의식이 가르키는 곳, 동하는 마음과 향하는 '어쩌다'의 문맥에 순종하며 이를 비단 게으름의 변명이라 쉽게 치부하지 말고 따라보는 일이라고, 일단은 순응해보는 것이라고 나라는 수동적 삶의 방식에 대해 남아있는 햇살에 기대어 다시금 생각해 볼 뿐이다.
'리리카' 절대 먹지 않을 거야란 다짐은 어제도 지난 새벽에도 실패해 번복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후회하는 마음이란 결코 '리리카'의 것이 아니라는 걸, 그 때문이 아닌 약의 작용∙ 부작용을 떠나 그와 관계하지 않은 어떤 지분의 나의 것이라고, 그를 다시금 인정하는 일을 뒤늦게나마 가려쳐 준 건 아마도 분명 아침이 아닌 새벽이었고, 밤에서만 드는 생각, 말과 행동이란 건 어딘가 성경 구절같다고도, 여태 기도의 기도하는 범조차 잘 모르는 나는 조금은 희망찬 어둠을 바라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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