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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병장수 Sep 15. 2023

하이디_요한나 슈피리

자연과 타인을 향한 선함의 선순환이 주는 따뜻한 위로

왜 우리는 자연 속에서 혹은 천진 난만한 어린 생명을 보면 편안함을 느끼거나 마음의 떨림을 느끼는가 생각해 보았다. 결국 본질을 돌아보게 해서이지 않을까? 광활한 자연 앞에서 우리는 작은 존재일 뿐이라는 것,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으며 누군가와 연결되어 서로 책임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위로받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기 때문이 아닐까?


하이디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린 나이에 양육 환경이 계속해서 바뀌지만, 항상 마주하는 타인의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심 있게 말과 행동을 한다. 또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감사할 줄 알고, 제한된 상황에서도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는데 예를 들어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줄 안다. 책 속의 어른들도 아이가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것을 어린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주고, 하이디는 이를 잘 수용하고 따라 사회적으로 한층 더 성숙한다. 훈육의 첫 단계는 대화이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는 약간의 불안을 유발하는 처벌 혹은 처벌에 대한 공포도 어느 정도 효과적이며 처벌 이후에는 적절한 긍정적 보상을 주어야 한다는 이차적인 교육 패러다임은 페터를 통해서 보여준다.


요즘에는 감정과 행동이 억압된 상황에서 치열한 교육을 받고 자란 성인이 부모가 되어, 자신의 억압된 감정과 행동에 대한 반동형성의 일환으로 자녀에게 지나치게 허용적으로 대하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아이는 ‘나는‘ 소중한 존재를 넘어서서 ‘나만’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아이 홀로 고독하게 살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기능하려면 지적 성취뿐 아니라 소속감과 연대감을 쌓을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사회적 기술은 학교 및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어 스스로 여러 행동 실험의 성공과 실패, 교정 통해 얻는 것이며, 아이 스스로 직접 부딪쳐서 그 나이에 적절한 기술이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또한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직접 책임지지 못하는 미성숙한 단계에서는 조직 안에서 위계에 따른 책임자, 즉 교사나 부모를 비롯한 어른의 통제에 복종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스스로 또래 관계에 부딪치면서 혹은 상급자의 교육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훈련을 받지 못하면, 친밀한 관계 형성이 어렵게 되고 공허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어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특출 난 지적 성취를 통해, 혹은 부모의 재력이나 명예를 이용하여 집단에서 특별 대우를 받게 되길 기대하고, 이를 직접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물론적인 수단으로 형성된 관계는 피상적일 수밖에 없고, 피상적인 관계에서 생기는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가상활동(휴대폰 게임)에 몰두하며 히키코모리가 되거나, 공허감을 잊기 위해 음주 혹은 마약에 의존하게 되기도 한다. 부모들은 진정 자신의 아이 주변에 아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현혹된 사람들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일까?


힐링 삼아 본 동화 속에서 양육 방향과 기본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동시에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습관도 되짚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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