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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Jun 30. 2021

히오스는 왜 망했을까? (3)

롤의 단점과 히오스의 장점 믹스가 아쉽다.

히오스는 왜 망했을까(2)에 이어서


(5) 시기의 불상사 : 2015년 롤이 너무 잘 나가 / 2016년 오버워치가 너무 잘 나가


 사실 히오스는 운도 따르지 않았던 게임이다. 히오스가 출시된 2015년은 한국은 히오스 경쟁 게임인 롤의 축제 분위기였다. 시즌3 첫 한국팀 SKT 롤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한국팀이 독주를 이어가면서 한국에서 롤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커져갔다. 게다가 롤드컵 사상 최초로 2회 우승을 도전하는 팀(SKT)이 생겨 주목이 더 되었던 시즌이다. 한번 더 게다가 페이커라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어가면서 한국에서 롤의 위상은 점점 높아졌다. 이렇게 롤의 인기가 최고조일 때 나온 히오스는 관심받기 어려웠다. 이후 한국팀이 계속 롤드컵 우승한 것을 생각해보았을 때 더더욱 자리 잡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스포츠 세계에서 비인기 종목이 소리 소문 잊히듯이 히오스도 점차 잊혀갔다. 그래도 롤이 6년 차에 접어들면서 AOS 장르에 지친 게이머들이 있었지만 같은 AOS가 아닌 캐주얼 슈팅게임 오버워치로 몰려갔고 히오스는 자사 형제 게임에게도 밀리며 피시방 점유율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2015년 롤드컵 전 피시방 점유율 from 게임트릭스 / 빠르게 추락하는 18위 히오스


(6) 이랬으면 어땠을까? 내부 마케팅과 롤 단점 공략하기


 6-1 내부 마케팅

 

 필자가 위에서도 언급했듯 히오스는 망겜이라는 오명에 비해 밈들이 많은 게임이었고 우수한 역량의 스트리머도 존재했었다. 이들을 근간으로 내부 마케팅에 집중했다면 지금처럼 정말 망하는 상태는 막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사실 히오스를 조롱하기 위한 말에서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밈들을 만드는 것은 진성빠(게임에 충성도가 높은 유저)들이 만든다. 빠가 까(게임을 비하하는 유저)를 만든다는 유명한 말이 있듯 망겜 소리 듣는 이 게임에 밈이 많다는 것은 충성도가 높은 유저들이 대다수 포진해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그리고 블리자드 세계관에 충성 유저들도 다수 포진해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히오스하다 = 질뻔한 게임을 극적으로 역전하다

레스토랑 = 히오스 (히오스는 고급 레스토랑 같아서 큐가 늦게 잡힌다 -> 유저가 없음에 관한 밈) 

분식집 = 롤

히오스 공부법 = 큐가 늦게 잡히는 것을 희화화한 밈


 이 외에도 수많은 응용된 밈들이 있었고 수많은 짤들도 양상 되었다. 실제로 이 밈 덕분에 2016년의 대회 시청자 수(위 드립을 하는 유저들이 채팅을 도배했다)가 늘 정도로 파급력이 컸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소스를 놓친 듯하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각종 비꼬는 밈을 이용해서 소규모 대회나 이벤트에 활용했으면 팬들에게 더욱더 즐길거리를 제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침착맨이 설파한 히오스 공부법

 

6-2 롤 바로 뒤에 2등 전략과 단점 파고들기 : 패드립의 본거지로 전락한 채팅창, 지루한 초반 파밍 기간


 다음으로 롤의 단점을 파고는 식으로 마케팅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전형적인 2등 전략으로 1등을 지속적으로 걸고넘어져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은 어땠을까 싶다. 사실상 히오스는 2등도 어려웠기에 이득 볼 여지가 많았다. 또한 롤은 현재는 안정화에 접어들었지만 중반기까지 문제 혹은 단점이 많았던 게임이었기에 어느 정도 네거티브 마케팅은 팬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롤의 문제로는 초반 파밍 기간이 재미없다는 점이다. 롤은 지금과 달리 롤의 초반은 조용하게 미니언을 먹고 경험치를 먹어서 아이템을 뽑고 즐기기까지 시간이 걸려 피곤한 부분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즌 6으로 접어들면서 용의 중요도 올리고 전령 출시를 통해 초중반 기간 한타를 유도했다.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초중반 구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런 단점들은 사실 히오스가 공략하기 좋은 포인트였다. 히오스는 처음부터 궁극기 제외한 스킬이 다 사용 가능하기에 1렙 한타로 시작하기에 바로 치고 박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오브젝트를 위한 싸움을 하기 때문에 쉴틈이 없고 롤의 칼바람을 하는 유저라면 칼바람과 비슷하면서 보다 심화된 즐거울 느낄 수 있는 콘텐츠였다. 하지만 히오스는 이런 점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에 반면 롤이 히오스의 출시와 함께 바로 다음 시즌에 전령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한 것을 보면 정말 발 빠르게 대처를 했다고 생각한다. 전령이 나오기까지 롤 출시 기준으로 5년 넘게 걸렸고 히오스 출시부터는 반년만에 이루어진 것을 보면 아마 경쟁 게임을 의식해 패치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히오스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 단점은 막장 가도를 달리는 채팅 문화였다. 어느 게임이나 분탕을 치는 사람들은 있다고 이 부분을 경시할지도 모르겠다. 허나 롤은 그 정도가 많이 심했다. 최근에야 강도 높은 필터링과 신고 시스템(언어 폭력 한정) 그리고 명예 시스템으로 채팅을 잠재울 수 있었다. (물론 흔히 야민정음을 통해 여전히 패드립이 난무 한다.) 초중반 롤은 필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정말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막장이었다. 경쟁적인 요소를 많이 넣다 보니 상대팀과의 채팅 싸움은 기본이고 같은 팀끼리의 분열이 많이 일어났다. 시즌2에서 6까지 롤을 해 본 유저는 롤의 채팅을 떠올리면 패드립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부모님 안부를 묻는 것은 기본이며 게임을 못한다는 이유로 각종 욕설을 들어야 했다. 이 때문에 게임을 떠난 사람들도 적지 않았고 실제로 시즌7에 명예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이다. 그리고 히오스를 플레이하다 보면 롤의 채팅 문화에 반감을 느껴 온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히오스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협동을 요구하다 보니 이에 잘 따르기만 하면 싸움이 날 여지는 적었다. 게다가 전체 채팅이 안되기 때문에 지고 조롱 들을 일도 없다. 만약 내가 히오스 담당자라면 협업과 클린하게 싸우자는 슬로건으로 롤의 단점을 파고들었을 것이다.


최근에 오버워치 스킨이 나왔다. 아마 오버워치 캐릭터는 안 만들 계획인 듯하다.

* 현재의 히오스는?


 현재 히오스는 빠른 대전은 큐가 잡히지만 조합이 정말 엉망이고 랭크는 여전히 큐가 잡히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매 분기마다 이벤트가 열렸는데 지난겨울 분기 이벤트는 없었고 새로운 캐릭터 업데이트도 더더욱 늦어졌다. 올해 히오스 서비스 종료 루머까지 심각하게 돌면서 정말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아마 부활은 힘들기에 정말 서버가 종료되기 전 한 번쯤 플레이해볼 것을 권한다. 생각보다 재미있다 하면서 히오스를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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