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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Jun 30. 2021

히오스는 왜 망했을까? (2)

이계 페이커, 농심 레드포스 주장이 되다.

히오스는 왜 망했을까? (1)에 이어서


(3) BM 구축 실패: 상품성 떨어지는 제품들


 게임도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부분별 유료화 전략(Free to Play)을 써서 게임은 플레이 가능하지만 플레이에 필요한 재화에 제약을 걸거나 더 성장을 하고 싶은 욕구를 건드려 이에 걸맞은 패키지를 판매해 돈을 번다. 요즘에는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지만 게이머들이 외관에도 신경을 쓰면서 스킨 판매도 수익에 한 몫하고 있다. 


 히오스를 살펴보자면 히오스의 재화는 크게 세 가지이다. 골드와 조각과 시공석이 있다. 골드는 게임으로 벌 수 있는 재화이고 조각은 중복 아이템이나 랜덤 박스를 통해서 얻으며 마지막으로 돈으로 충전하는 시공석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더 대중적인 게임 롤에 비유해보면 골드는 파랑 정수, 조각은 주황 정수, 시공석은 RP라고 보면 된다. 사실 기능도 거의 같다. 골드로 챔피언을 구매하고 조각을 모아 액세서리나 스킨을 살 수 있고 시공석으로는 다 살 수 있다. 다른 점으로는 롤에서 주황 정수는 상자에서 나오는 스킨만 구매 가능하지만 히오스의 조각은 자유롭게 스킨 구입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히오스 조각이 더 활용도가 높다. 이런 재화 시스템에서 상품은 매력도는 어떨까? 내가 내린 답은 '살게 없다'이다.


첫째로, 쓸 이유가 없는 부스트


 사실상 히오스에서 부스트를 구매할 동기가 되는 일이 없다. 경험치는 레벨과 연관 있는데 높은 레벨을 찍어도 별 이득이 없기 때문에 굳이 돈을 써가면서 레벨을 올릴 필요가 없다. 게다가 시간이 접속 시간에만 운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온종일 게임하는 게 아닌 이상 효율성이 떨어진다. 골드를 150%로 주는데 차라리 원하는 챔피언을 사고 말지 부스터를 통해 골드를 벌어 골드로 챔피언을 살 필요는 없다. 게다가 챔피언과 조각이 이따금씩 레벨업 보상 상자로 나오기에 굳이 목매달 필요가 없다.



둘째로, 인게임에서 눈에 띄지 않는 상품군 : 깃발, 음성 대사, 이모티콘


 레벨업 보상 상자를 개봉하다 보면 스킨, 탈것 이외에도 깃발, 음성 대사, 이모티콘, 초상화 등도 나온다. 여기서 깃발, 음성 대사, 이모티콘은 어디서 사용하는 것인지 나 역시 찾아보기 전에 몰랐다. 이런 액세서리가 게임의 재미를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사람들이 보면서 매력을 느끼고 구매의 욕구를 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어디다 쓰는 액세서리인 걸까...?


세 번째, 정체성 없고 퀄리티 낮은 스킨



 히오스에 오버워치 스킨을 추가했는데 위의 캐릭터는 오버워치 어떤 캐릭터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는가? 브리기테를 생각했다면 정상이다. 정답은 라인하르트다. 이처럼 히오스는 정체성을 잃어버린 스킨들과 원작에 충실하지 못한 캐릭터 구현이 많다. 오리지널 스토리와 달리 길고 멋있는 서리한이 아닌 짜리 몽땅한 검을 들고 있는 아서스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히오스는 스킨마다 퀄리티 차이가 매우 큰 편이다. 메카 시리즈들은 대표적으로 호평을 받지만 그 외 영웅급 스킨들조차 색깔하고 몇몇 포인트만 달라 색칠공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4) E-Sport로서의 아쉬움들 


4-1 직관적인 이해가 어려운 게임 구조 : 다양한 맵, 룰, 특성


 사실 히오스가 이스포츠로서 문제 되는 점은 캐릭터를 전투에서 타격감 및 피격감 그리고 스킬의 이팩트로 입을 모으지만 나는 다른 것들을 언급해보려 한다. 먼저 이스포츠로 흥행한 스타와 롤을 살펴보면 둘의 공통점은 제삼자가 봐도 이해가 쉽다는 점이다. 스타는 서로 다른 종족이 싸워 한쪽을 괴멸시키고 롤은 서로 싸우며 넥서스 파괴가 목적이다. 히오스는 어떨까? 히오스도 롤처럼 서로 싸우며 상대방 넥서스를 파괴시키는 것이지만 롤처럼 플레이어들의 싸움이 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오브젝트를 통해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브젝트의 내용은 맵마다 다르다. 상대편에게 저주를 내릴 수도 있고 수호자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등 가지각색이다. 저주 내용, 수호자 내용을 글로 설명하려면 한 세월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청자가 히오스에서 보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이해가 조금 필요하다. 게다가 히오스는 아이템 대신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특성에 대한 설명도 중계에서 종종 나온다. 특성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중계진들도 특성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중계를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점은 새로운 유저를 유입시키고 팬을 결집시키는 대회의 기능성을 떨어뜨린다.


캐릭터마다 특성이 다 다르다


4-2 영웅 출현의 어려움과 스타 마케팅의 부재

 

 활성화된 스포츠에는 언제나 스타가 있다. 테니스에는 나달이 있고 농구에는 마이클 조던이 있고 축구에는 메시와 호날두가 있다. 그리고 이스포츠에는 스타에는 임요환이 있고 롤에는 페이커가 있다. 또 블리자드 게임에서 찾자면 하스에는 (절대적인 일인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따효니, 플러리, 서렌더가 있다. 이렇게 스타가 있어야 팬들이 모아지고 산업이 커저간다. 하지만, 히오스는 게임 특성상 이런 스타플레이어를 내기 힘든 구조이다. 그 이유는 경험치 시스템에서 기인하는데 경험치를 공유하다 보니 한 플레이어가 캐리가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다. 캐리가 어려운 만큼 팬들이 좋아할 만한 흔히 무쌍을 찍는 장면이 나오기 힘들다. 또 다른 이유로는 히오스는 기본적으로 높은 체력으로 캐릭터가 쉽게 죽지 않는다. 물론 팀 레벨이 벌어지면 빠르게 죽지만 롤과 같이 순살치킨화 되지는 않는다.(Oh! Faker Shockwave... 같은 장면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1 대 1로는 거의 죽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한 사람이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어려운 구조이다.


 히오스가 롤의 대항마로서 만든 점과 이 스포츠화를 고려한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는 스스로 빛을 낸다고 하던가? 히오스에는 리치(Rich)라는 플레이어가 독보적으로 존재한다. 각종 우승컵을 휩쓸 뿐 아니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피지컬과 뇌지컬을 많이 요구하는 캐릭터인 겐지를 플레이할 때 정말 멋있다. 하지만, 리치를 통한 스타 마케팅은 없었고 대회가 더 이상 열리지 않게 되면서 리치는 롤로 전향해 젠지를 거쳐 농심에서 활약하고 있다. 롤 팬들에게는 히오스 경력 때문에 이계 페이커라는 독특한 별명을 붙여 줬다.

 

LCK에서 보는 리치 선수


4-3 너무나 늦은 스트리머 마케팅 : 침착맨, 김갑환, 박김례, 학력평가


 지금은 너무나 익숙하게 게임이 출시되면 스트리머를 통해 유저들에게 선보인다. 보다 친근하게 플레이하는 장면을 보여줄 수 있고 스트리머의 입담까지 곁들인다면 호감도도 쌓을 수 있다. 망겜이라는 오명을 쓰는 히오스에서도 꿋꿋하게 플레이하는 스트리머가 있었으니 그 유명한 침착맨이다. 물론 현재 100만 구독자를 유지하던 시절은 아니었지만 히오스 수장이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애정을 갖고 플레이했다. 이 외에도 김갑환, 박김례라는 히오스의 병맛 같은 밈을 살리며 영상을 제작을 하는 유튜버도 있다. 아니 있었다. 사실 이 들을 기점으로 팬들을 모으고 내부 마케팅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비록 대회는 종결시켰지만 충분히 2017~18년도만 해도 아직 유저들이 남아있던 시절이었기에 소생 가능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히오스는 뒤늦게 학력평가 유튜버를 섭외해 메인에 띄우고 있다. 근데 학력평가는 재미가 없다.


히오스 수장이라 불렸던 침착맨


히오스는 왜 망했을까? (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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