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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Feb 13. 2022

야핏은 왜

베트남까지 달리는 버스, 메타버스 야핏?

 요즘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창문에 홍보 스티커를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최초로 본 홍보 스티커 광고가  야핏 광고였고 몇 가지 의문이 들어 이 글을 적게 되었다.


(1) 사업의 기원: 외국어 교육 서비스 기업이 왜 피트니스 사업을 할까?


 나는 야나두가 왜 야핏이라는 피트니스 사업으로 진출하였는지 몹시 궁금했다. 내가 내린 해답은 새해 결심이라는 키워드였다. 영어와 운동 둘 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목표로 여기는 것들이었다. 나만해도 그러했다. 원래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새해와 함께 더 열심히 운동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과 매일 영문 이메일을 작성할 때마다 올해에는 영어 공부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결심이기에 야나두는 사업 다각화를 운동으로 잡았던 것 같다. 게다가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내 피트니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도 사업 분야 결정에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나는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 위와 같은 배경 아래 사업 다각화는 이해하지만, 왜 야나두의 이미지를 야핏에게 전이시켰는지 의문이 들었다. 광고에서 야나두의 유명 문구를 야핏에도 적용하면서 과연 사람들이 이 브랜드에 대해 총체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얼핏 보면 영어하고 운동은 너무나도 다른 영역일 뿐만 아니라 나처럼 가만히 앉아서 곰곰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홍보 문구 하나 따라 하는데 무슨 문제가 되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교육 회사가 운동기구를 판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제품에 대한 신뢰성이 생길까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까 싶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이클은 10~100만 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고관여에 가까운 제품이다. 그만큼 우리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처럼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편차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많이 따져보고 알아보고 사는 제품이기 때문에 사이클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더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차라리 샘표처럼 모 브랜드 상표를 감추고 폰타나, 연두를 홍보했듯 야나두와 연관 짓지 않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2) 광고: 왜 송중기는 양복을 입고 사이클을 타는가?


 대중에게 호감도가 높은 스타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것은 순식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옵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지현이 정말 많은 신생 브랜드의 광고를 찍는 이유일 것이다. 한 예로 뉴트리원을 살펴보면 정우성, 김희애, 전지현으로 제품 인지도를 높였고 최근에는 임영웅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면 지속적인 스타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 마케팅 시에도 어느 정도는 제품 컨셉과 어울릴 수 있는 연결고리가 존재해야 한다. 이전 조정석으로 히트를 쳤던 야나두를 살펴보자. 조정석은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유머러스함과 위트를 갖춰 대중들에게 호감도가 높거니와 거리감도 좁은 스타이다. 항상 영어 공부가 어렵고 거리감이 느껴졌던 타겟층들에게 조정석이 내뱉는 메시지가 부담 없는 조언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실상 따져보면 짧은 시간 영어를 집중적으로 배운다는 메시지는 경쟁 브랜드를 보면 그리 특별한 메시지는 아니었음을 고려해보면 조정석이라는 광고 모델의 힘을 더 느끼게 해 준다. 그렇다면 야핏의 광고모델 송중기는 어떨까?


 야핏 광고에서 송중기는 정말 의아하게도 목까지 오는 티를 입고 사이클을 열정적으로 탄다. 무슨 생각이 드는가? 아마 나처럼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양복을 입고 사이클을 타는 당사자는 오죽했을까 싶다. 이런 컨셉을 논외로 치고 과연 송중기는 사이클 광고와 어울리는 광고 모델일까? 아마 송중기가 가진 호감도와 대중성에 대해 의문을 삼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럼 문제는 무엇일까? 숭중기의 기본적인 이미지를 살펴보면 답이 있다. 송중기는 잘생긴 외모에 공부까지 잘하는 엄친아의 이미지가 매우 강하다. 이 부분은 송중기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엄친아는 호감도는 높을 수 있지만 대중과의 거리감이 좁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더불어 송중기가 군인 역할을 맡기는 했지만 꽃미남의 이미지가 강해 1차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미지가 건강함이나 강인함이 아니다. 광고 제품이 운동 기구인 만큼 대중들에게 이 운동 기구로 건강해질 거라는 환상을 심어줘야 했다. 이 역할은 송중기 말고 더 잘할 수 있는 배우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아마 박서준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영국을 찾아가 축구를 직관할 정도로 스포츠팬이며 몸매에 대해서는 딱히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 다른 광고 모델로는 그대로 조정석을 섭외하여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일감 있게 줄 수 있을 것 같다.


(3) 차별성: 있나요?


아래는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차별성이다. 아래 마케팅 문구들을 보면서 딱히 제품에 대해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야핏)

전용 어플 연동으로 재밌게 운동 -> 재밌다는 주관

층간 소음 걱정 없는 벨트 구동 방식 -> 층간 소음 이슈는 정말 오래된 이슈로 개선 제품이 많다.

집안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식 휠 -> 요즘 제품 중에 이동식 제품이 없는 브랜드는 없을 것이다.

흔들림 없이 안전한 넓은 프레임 -> 사이클 운동 기구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것

집안 어디든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 -> 어디든 어울리는 제품은 없습니다.


(타사 사이클)

혼자 어렵고 힘들게 운동하다 중도포기 -> 주관

탑승자도 거슬리는 체인 휠 소리 -> 무소음도 많습니다.

한번 설치하면 이동 불가 -> 이동식 존재

덜컹덜컹 아슬아슬 좁은 프레임 -> 넓은 제품들 많음

집안 분위기를 해치는 요란한 디자인 -> 주관


사이클은 어떤 제품인가 생각해보면 딱히 기능성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자전거 구조만 잘 만들면 그 외 기능은 부가적인 것일 것이다. 게다가 대중 인지도가 높은 제품은 없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광고 모델이 큰 힘을 발휘하는데 감성적인 면을 건드려 매력적인 스포츠 모델을 내세우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하지만 야핏이 내세우는 차별성은 디자인을 제외하면 모두 기능적인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그리고 그 차별성은 주관에 가까우며 실상 억지스러운 면이 느껴진다. 실내 사이클이 최근에 발명된 제품도 아니기에 세대를 거듭하며 언급한 문제점들도 개선된 지 오래이다. 층간 소음이나 이동성은 구글링만 해도 정말 많은 개선된 제품들이 나와있으며 넉넉한 프레임도 제품 상세 설명에 다 나와있다 솔직히 사이클 디자인이 요란한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생각하며 집안 어디든 어울리는 디자인 주관적이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실상 차별성은 전용 어플 밖에 없는데 이를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건 어땠을까 싶다.   


(4) 메타버스 야핏? 


 앞서 말했 듯 야핏의 가장 큰 차별점은 전용 앱일 것이다. 앱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운동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내가 생각하는 메타버스의 정의에 빗대어 볼 때 메타버스가 아닐뿐더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나와 함께 달리는 자전거 콘텐츠는 90년 초반 게임 비주얼에 가깝다. 만약 이런 콘텐츠가 메타버스라고 칭할 수 있다면 게임 장르 mmorpg가 대세인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대부터 메타버스 강국이라 불렸어야 했다. 어찌 되었든 야핏이 유일한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는 전용 앱을 광고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송중기라는 강력한 광고 모델로 인지도 향상을 노린다는 전략적인 선택일 수 도 있지만 나는 콘텐츠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생각한다. 과연 야핏 콘텐츠가 유튜브 콘텐츠를 다양성이나 오락성에서 이길 수 있을까? 내 대답은 아니다. 기존 사이클에도 거치대가 있기 때문에 위 자기 핸드폰을 놓고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자신에게 맞는 유튜브 콘텐츠를 트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다. 애초에 사이클을 타면서 다른 운동 영상을 보는 것도 어색하고 90년대 게임 비주얼보다 내가 좋아하는 영상을 보면서 사이클을 타는 게 더 오랜 시간 타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새해 목표 달성이라는 취지 아래 영어와 운동을 동시에 잡는 컨셉으로 가는 것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애초에 콘텐츠와 사이클에서 경쟁력을 둘 다 갖춰야 하는 싸움을 시작했기에 둘을 하나로 만들어줄 매개체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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