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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L Jun 30. 2018

그림자 의사 (shadow doctor)

사이비 의사 판별법

고등학교 시절, 독일 작가 에리히 레마르크의 “개선문"이라는 소설을 읽게 되었다. 

40대의 우수한 외과의사 라비크는 독일인이었다. 그는 파리에 불법 입국하여 무능한 병원장에게 고용되어 

무면허로 수술을 하고, 밤에는 술집에서 칼바도스를 들이켜는 희망 없는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그의 삶의 목표는 자기를 체포해서 고문한 데다 애인까지 죽인 게슈타포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고독한 의사가 칼바도스를 마시며 의술에 대해 고민한다"

17살의 필자에게 뭔가 멋지게 느껴졌고

우습지만 이 것이 의대를 지망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 나오는 무면허 의사 라비크가 사실 전형적인 그림자 의사 (shadow doctor)이다. 


2013년 12월, 한 여고생이 성형수술을 받다 뇌가 손상돼 의식불명에 빠졌다. 의사회가 해당 병원 출신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 환자가 상담을 한 의사가 아닌 그림자 의사 (shadow doctor)가 대리수술을 한 경우가 많다는 진술을 확보해 이를 발표했다. 그 뒤 땅에 떨어진 성형외과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시키려는 자구책으로서 의사가 실명과 전문의 자격, 소속 등이 상세히 적힌 명찰을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여 법안이 통과되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이 같은 제도가 시행되면 진료나 수술 전 상담, 동의서 작성 중 환자가 의사의 신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동의 없이 진행되던 그림자 의사/유령 의사의 대리수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다.



면밀히 말하면, 이러한 그림자 의사는 무면허는 아니니 “의사 바꿔치기”지 사이비 의사는 아니다. 

사이비 의사는 의사 아닌 의사 비슷한 무면허 치료사를 일컫는 말이다.  

사이비 의사가 되는 지름길은 정식 교육을 못 받고 어깨 넘어 배운 한 가지 기술만 알고 다른 치료 방법을 모르는 경우다. 이 들이 한번 정식 교육받은 의사보다 더 잘 치료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치료기술에 더 집착하게 되고 자신감이 확신으로 바뀐다. 그래서 이들의 단골 레퍼토리가 

내가 의사보다 낫다. 의사에게 가지 마라. 

이다.



 기간이 길어지면 거의 예외 없이 종국에는 사람 잡는 돌팔이가 된다. 

하지만 일부 의술만 지녔다고 모두 사이비라 할 수 없다.

 물리치료사나 치과위생사, 간호사같이 일부 치료에 대해 정식으로 의술을 습득한 경우는 당당히 국가 면허를 받는다. 그 분야에 대해서는 평생 의술을 연마하므로 의사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예외적인 부작용이나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없으므로 면허 있는 

의사의 관리감독 하에서 치료를 하게 한다.  



 가짜 의사 또는 야매 의사(야매는 블랙마켓, 즉 암시장에서 의료행위로 돈 버는 비의사)라는 용어도 있는데 의사라는 용어를 써서 헷갈리지만 의사가 아니다.


일반인도 한 가지만 계속 훈련시키면 의사만큼 할 수도 있다.  한, 두 번 의사보다 더 잘 치료한 경험을 갖게 되면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사이비 의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면허 있는 의사도 예외적인 환자를 만나 가끔 사고를 치는데 무면허 사이비 치료사는 예외적인 돌발 상황이 생기면  반드시 100% 환자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있다. 특히 확신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고 사고 쳐서 결국에 감옥에 가는 것은 예약이 되어있다.  



사이비 의사를 판별하는 법은 간단하다. 


1. 우선 의사면허가 있는지 진단이나 치료받는 장소가 개설허가증이 걸려있는 병의원인지 확인하라.

2. 사이비 의사는 단골 멘트로 “의사보다 내가 더 낫다. 의사에게 가지 마라.”라고 확신에 차서 말한다. 

3. 사이비 의사 꼭 가운을 입고 의사 흉내를 내고 진찰하거나 “무슨 병인 것 같다고.” 병명을 말한다.

4.  다른 의료직종의 면허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병의원이 아닌 곳에서 의사의 감독을 받지 않는 무면허 사이비 치료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은 극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의사에게 의사면허를 주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를 위한 것이다. 또 예방, 진단, 치료, 재활 등 의료영역은 의사면허의 영역이다. 


사이비 의사들은 자신이 사람들을 죽게 해도 자기 잘못인지도 모를 때도 있다. 







덧붙이는 한마디: 집단 건강을 예방 관리하는 보건부 장관이나 보건소장이나 질병관리본부장도 의학적 판단을 해야 할 직책이다. 메르스 사태 때와 같이 허둥대고 집단사망이라도 생기면 과실이 아니라 살인에 가깝다.  

그런데도 이들 직책을 비의사로 임명하는 정치인들은 어떻게 책임을 지려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사이비 의사 같은 이상한 근거 없는 확신이라도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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