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토종쌀 북흑조 가래떡

어찌나 달고 부드럽던지


북흑조라는 토종쌀로 뽑은 가래떡이다. 

쌀은 하룻밤 정도 물에 불렸고 주문진에서 개인적으로 떡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시장 내의 방앗간에 맡겼다. 당릉한주미식회의 떡국모임에서 쓰기 위해서 행사 전일 오전에 가서 갓 뽑은 떡을 가져왔다. 당일 떡은 물러서 떡국 끓이기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먹기엔 너무도 황홀한 그 맛이다. 기분탓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일반쌀을 사용한 가래떡과 비교하자면 훨씬 더 달고 부드럽다. 기분만은 아닐 것 같은 차이다. 밥을 지어도 토종쌀은 분명 단맛이 더 강하다.



냉장고에서 하루를 묵혀서 적당히 굳은 쌀을 썰었다. 깡깡 굳은 정도도 아닌데 한석봉 어머니가 왜 이걸로 자식한테 유세를 했는지 알겠다. 매일 반복하자면 관절계통 이상은 보증할 것 같은 종류의 칼질, 노동이다. 사족이지만 한석봉은 글씨 잘 쓰는 것 원툴로 왕의 눈에 들어서 벼슬은 했는데 성격이 별로라서 동료들이 싫어했다지. 나중엔 탄핵까지 당했다고 하는데, 엄마가 너무 갈궈서 그랬을수도 있겠다 싶다. 


이것이 이삭 팬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찍은 북흑조의 사진(우보농장 제공). 이름 그대로 검은 이삭이 웅장한 기상으로 하늘로 솟아있다. 이런 쌀이 밥을 짓거나 떡을 하면 달고 보드럽게 나온다는 것도 재미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14.생명력이 강한 전국구 벼 노인도(중만생 메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