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에서 대봉 홍시가 왔다.
엄마가 택배를 보내왔다.
택배 안에 대봉 홍시가 있었다.
[엄마가 대봉 홍시 보냈으니까, 맛있게 먹어~.]
큰 일이다.
나 대봉 홍시 안 좋아하는데.
*
대봉 홍시.
이렇게 생긴 감인데.
떫은 감이다.
껍질을 깎아서 곶감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후숙 해서 말랑말랑 해지면 먹는다.
후숙이 되면 달달하니 맛있다고 하는데.
난 영…
잘 모르겠다.
식감을 내가 그리 좋아하는 식감이 아니라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젤리 같은 식감처럼
물컹한 식감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아마 이것도 설탕 코팅 탕후루로 하면 괜찮을지도?
그냥 안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데, 너무 주저리 말해버렸다.
아무튼! 근데 엄마가 이 대봉 홍시를 6개나 보낸 것이다.
엄마…?
그렇다고 버리기는 조금 아깝다.
이거 그냥 까치밥으로 두지 그랬어.
엄마….
까치를 아들로 삼지 그랬어.
엄마….
그래서 어떻게 해 먹을까 고민을 했다.
당분간 거실에 대봉 홍시를 떡하니 장식품처럼 두었다.
후숙이 더 되라고.
후숙이 되면 더 말랑말랑해진다.
사람은 늙을수록 성격이 괴팍해지고 예민해지고 고지식해지는데.
대봉 홍시를 보고 좀 배워야겠다.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대봉 홍시처럼
좀 말랑하니 유한 사람이 돼야 하는데. 허허
일주일 정도 지나니 정말 말랑말랑 해졌다.
대봉 홍시를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껍질 살짝 까서 숟가락으로 파먹으면 된다.
아니면 그냥 먹거나…
난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 한 번 그릭요거트랑 어울릴 것 같아
요거트에 넣어먹었다.
그릭요거트에 껍질을 벗겨낸 대봉 홍시를 잘게 잘라서 올리면 완성!
사실 처음엔 요거트에 넣고 무작정 섞었는데.
비주얼이 내 얼굴처럼 나와서 깜짝 놀랐다.
그래도 비주얼이라도 좋게 나와야 하니까.
숭덩숭덩 잘라서 넣었는데.
한 결 낫다.
한 입 크게 떠서 먹어보니.
으음~ 더 부드러워지는 식감에
살짝 아작하니 씹히는 대봉 홍시.
뭐 나름 나쁘진 않았다.
은은하게 단 맛이 시큼한 요구르트랑 잘 맞았다.
근데 개인적으로 뭔가 아쉬어서 꿀을 살짝 올려서 먹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에도 넣어서 먹었는데.
전반적으로 꽤 나쁘지 않다.
아니, 근데 아직도 대봉 홍시가 3개나 남아있다.
천천히 다 먹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