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토그래퍼 김두혁의 '뜻밖의 한 컷' (1) ⓣ
나는 폰토그래퍼다, 아니 우리는 모두 폰토그래퍼일지 모른다. 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일상을 담고 기록하기 때문이다. 크고 무거운 카메라는 제쳐두고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떠나는 여행, 몸도 마음도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게 폰토그래프의 장점이다. 폰카 하나 들고 떠났지만 때로는 뜻밖의 장소에서, 폰카로 찍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또는 의미 있는 뜻밖의 한 컷을 담을 수 있는 여행~ 지금 출발해 본다.
새해가 시작되면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풍경이 바로 일출이다.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일출 명소를 찾아 새벽부터 길을 나서지만 사람에 치어 일출의 감동은 고사하고 피곤함만 느끼고 돌아오곤 한다. 사람도 별로 없고,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는 없을까? 있다! 꼭 새해 일출이 아니더라도 하루를 시작하는 의미 있는 일출을 담으러 당장 떠나보자.
동쪽에서 해가 뜨니 동쪽에서 일출을 담아야 할까? 고정관념을 깨고 서쪽으로 이동해보자. 바로 제주시 한림읍의 금(악)오름이다. 한라산에 가려져 가장 빠른 일출은 만날 수 없는 게 단점이지만 그 단점이 가장 큰 장점이 되는 곳이다. 한라산의 아름다운 능선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제주시내에서도 특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오라동에 위치한 민오름이다. 오름 정상에 오르기도 쉬울 뿐 아니라 동이 트기 전 제주시내의 새벽 풍경 또한 함께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저 멀리 제주 동쪽의 오름 군락들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상쾌해진다.
일출을 찍었다면 이번엔 일몰 사진을 찍으러 떠나보자. 제주의 서쪽은 그 어느 곳이 일몰 명소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일몰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 많다. 하지만 시내와는 많이 떨어져 있어 오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곳들이다. 시간이 많지 않은 도민들을 위하여, 일몰은 보고 싶지만 비행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여행객들을 위하여 공항과 가까운 뜻밖의 일몰 명소를 안내한다.
외도포구에서 조금만 더 서쪽으로 가면 월대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 있다. 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해안가 바다로 큰 바위 같은 장애물이 없어 시원하고 깔끔한 바다의 노을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도마저 금빛으로 물들이는 풍경을 한 컷의 사진으로 담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호테우는 일몰이 아니라도 제주시내와 가장 가까운 해변이자 제주를 상징하는 말 모양의 등대 때문에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말등대 뒤로 보이는 일몰 풍경은 ‘제주의 랜드마크와 함께 하는 일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주를 상징하는 모습이 되었다. 하늘에 구름이 많다고 일몰을 포기하지 말자. 때로는 구름 뒤에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오묘하고도 웅장한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디에 있든지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지나간 하루를 마무리하며 제주의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일출과 일몰, 어쩌면 ‘명소’라는 건 없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있는 곳이 또 다른 뜻밖의 명소일지도……
폰카로 일출 & 일몰 사진 잘 찍는 법
스마트폰 카메라로 일출과 일몰을 잘 찍기 위해서는 해가 뜨거나 지는 방향으로 렌즈를 향하고 셔터를 바로 누르지 말고 화면을 여기저기 터치를 해봐야 한다. 그 이유는 터치한 부분을 기준으로 초첨과 ISO, 노출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기 때문이다. 어떤 부분이 기준이 되느냐에 따라 결과물 또한 달라지니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이 포착되었을 때 셔터를 눌러주면 된다.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AI모드로 설정 후 촬영을 하면 상황에 맞게 최적의 상태로 세팅해 주기도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수동모드와 삼각대 활용한다면 질을 더 높일 수 있다. ISO는 100~200 사이로 맞춘 후 채도를 조금 높여주는 것이 좋다. 노출은 +,-로 조정해가며 사진을 한두 번 촬영해보고 조절해주면 된다.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각대를 활용하고 타이머를 2~3초로 설정한 후 구도를 맞춰 촬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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