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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폰토그래퍼 김두혁 Feb 07. 2019

선흘, 마을길에서 마주치는 뜻밖의 동백

폰토그래퍼 김두혁의 '뜻밖의 한 컷' (2)

겨울, 하지만 제주의 겨울

겨울은 자연이 잠시 휴식을 갖는 시간이다. 나무는 모든 잎을 떨어뜨리고 앙상한 가지만을 간직한 채 겨울을 지내고, 대지는 초록빛을 잠시 감추어 두고 봄을 기다린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꽃을 찾아보기란 좀처럼 힘들다. 하지만 제주의 겨울만큼은 다르다. 바로 동백꽃 때문이다. 겨울이 되면 제주의 곳곳을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동백꽃, 그 동백을 만나러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서보자!



제주의 동백 이야기

동백은 대략 11월 말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2~3월에 만발한다. 봄이 오기 전, 바로 2월이 만발한 동백꽃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제주에서 동백은 흔한 나무다. 숲 속이나 하천, 마을길에서도 자생하는 동백나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곤충이 없는 겨울에 피기에 새가 수정을 도와주는 조매화이기도 하다. 동백꽃의 꿀을 가장 좋아해 자주 찾아오는 새가 바로 동박새이다.

한편 대부분의 꽃이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지며 지는 것과 달리 동백꽃은 꽃잎이 붙은 채로 한 송이씩 떨어진다. 이러한 모습을 본 강요배 화백은 제주4·3사건 당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원혼들을 ‘동백꽃 지다’라고 표현한 이후로 동백꽃은 제주4·3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지고 있다.



뜻밖의 동백을 만날 수 있는 마을, 조천읍 선흘리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은 동백이 군락을 이뤄 제주도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되어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및 람사르 습지로도 많이 알려진 선흘 동백동산은 20여 년생 동백나무 10만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군락지를 찾아가 동백꽃을 만나는 것은 ‘뜻밖의 동백’이 아니다. 우리가 담아야 할 동백꽃은 군락지가 아닌 바로 선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동백꽃이다.

마을길을 걷다 보면 담벼락에 그려진 하얀 동백도 만날 수 있고, 돌담에 가득 핀 동백꽃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중산간도로를 지나다 넓은 들판 한편에 피어있는 작은 동백나무도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뜻밖의 동백꽃이다. 이렇게 선흘 마을 곳곳에는 군락은 아니지만 조그맣게 피어있는 빨간 동백꽃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심지어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한 동백도 때로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폰카데미_PHONcademy

폰카로 동백꽃 사진 잘 찍는 법

꽃은 되도록 가까이 찍을수록 그 섬세함까지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의 접사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럴 때는 최대한 가까이 꽃에 렌즈를 향하고 그때 살짝 비스듬히 돌려 화면의 반 정도는 뒤쪽의 꽃을 나오게 하면 그럴싸한 아웃포커싱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또한 색감의 대비도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빨간 꽃을 파란 하늘과 대비되게 찍는다면 동백꽃을 더욱 선명하고 아름답게 담을 수 있다. 나무에서 떨어진 동백꽃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 누군가는 동백꽃은 땅에 떨어져야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했다. 바닥에 엎드려 꽃봉오리채, 또는 꽃잎이 떨어져 바닥을 빨갛게 물들인 모습을 담아보는 것도 좋다. 겨울이어서 더 아름다운 동백꽃, 그렇다면 빨간 꽃에 새하얀 눈이 내린 모습을 찍어본다면 어떨까? 계절과 대비되는 꽃의 모습을 담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아이디어다!



폰토그래프의 사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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