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토그래퍼 김두혁의 '뜻밖의 한 컷' (3)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은 바로 '봄'이다. 겨우내 땅속에 숨어 있던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따뜻한 봄바람에 꽃망울을 숨겨두었던 나무들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러한 봄을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제주이다. 봄의 길목에서 매화가 손을 흔들어 맞이해 주었다면 완연한 봄엔 제주 곳곳에서 만개한 유채꽃과 벚꽃이 우리들을 반긴다. 봄이 시작되는 3월, 제주시의 벚꽃을 만나러 떠나보자. 물론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가장 빠른 벚꽃 개화시기를 맞는 제주, 서울보다 빠른 3월 20일 경이면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때로는 먼저 봄을 맞이하려는 듯 개화시기보다 훨씬 빠르게 꽃을 피우는 벚나무를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이번 글을 통하여 벚꽃 명소를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전농로, 장전리, 제주대학교 진입로, 종합운동장 등 이미 수많은 벚꽃 명소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봄을 만끽하며 벚꽃여행을 떠나는 길, 스마트폰 카메라 하나만으로도 특별하고 예쁘게 벚꽃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전하려 한다. 우리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폰토그래퍼니까~
우선 만개한 벚꽃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찍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는 가까운 거리에서도 초점을 맞춰주는 접사기능이 뛰어나다. 사진을 찍을 땐 잘 모르지만 촬영 후 꽃잎 하나하나를 자세하게 보며 또 다른 벚꽃잎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구도와 프레임을 잘 잡아주는 것이 좋다. '구도'라고 표현하지만 억지로 무언가를 찍으려 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프레임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가지가 길게 늘어져 담 너머로 손을 내민 벚꽃을 찍거나, 벚꽃과 함께 봄을 알리는 노란 개나리와 함께 담아보는 등 인위적인 프레임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벚꽃과 더불어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유채꽃을 함께 담아보자. 특별한 장소를 꼭 찾아갈 필요는 없다. 유채꽃과 벚꽃이 함께 있는 곳에서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의 프레임을 누구나 찾을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역광'이다. 하지만 벚꽃사진을 찍을 땐 이 마저도 활용할 수 있다. 역광 그대로 꽃잎을 담아보는 것이다. 꽃잎을 통과하는 빛, 그리고 꽃망울의 그림자 등 나만의 색다를 찍을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벚꽃은 만개 후 빠르게 꽃잎이 떨어진다. 특히 바람 많은 제주에서는 더욱 빨리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벚꽃잎이 거의 다 떨어졌다고 실망하지 말자. 지금이 바로 셔터를 눌러야 할 시간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 남아있는 벚꽃과 벚나무의 연초록 잎을 함께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도 폰토그래퍼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폰카로 색다르게 벚꽃을 담아보기
벚꽃여행을 떠나는 날, 무심하게도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자. 그런 날은 편의점에 들러 일회용 투명우산을 들고 벚꽃구경을 가면 된다. 우산이 투명하기에 내 머리 위의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산에 맺힌 빗방울들은 벚꽃의 향기를 더욱 촉촉하게 느낄 수 있는 필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진을 수채화 느낌으로 바꿔주는 다양한 앱을 활용해 보는 것도 사진에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앗! 마지막 팁을 잊을 뻔했다. 바람에 꽃잎이 떨어져 바닥에 뒹굴고 있다면 꽃잎을 한 움큼 쥐어 머리 위로 뿌려보자. 그리고 연사로 사진을 찍거나 슬로모션으로 동영상을 찍는다면 남과는 다른 특별한 추억의 시간을 간직할 수 있으니까!
폰토그래프의 사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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