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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Nov 28. 2024

눈 녹는 어느 겨울날

소리소문 없이

온 세상 얼굴 위 사뿐히 내려앉더니

여기저기 허옇게 뜬 얼굴들

본래 짓고 있던 표정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허연 얼굴 뒤 숨기 좋은 밤들


하지만 숨어 있는 것도 쉽지 않더라

어느덧 밤은 떠나고

여기저기 요란한 소리 그 포효

온 세상 민낯이 드러난다

허옇고 질퍽한 눈덩이들을 뱉어내고 있는

온 세상 얼굴들

소리소문 없이 온만큼

제대로 소리소문내며 사라지는구나

숨은 만큼 그 민낯 참혹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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