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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lmii Nov 04. 2021

재택의 생활화

코로나가 끝나도 재택은 계속된다

전세계가 재택의 개념을 실생활화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가 계기였지만

좋았던 점이든 나빴던 점이든, 코로나가 끝나도 완전히 예전과 똑같이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다.


코로나가 끝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코로나가 끝나면 보자 = 평생 보지 말자)

"코로나 끝나면"이라는 말이 "복권 당첨되면"과 같이 들리기 시작했다

도쿄는 하루가 다르게 1일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재택을 하는 회사, 하지 않는 회사가 나눠지고 있다.


일본은 작년 2월 코로나가 심각해지는 태세를 보이자

대기업을 중심으로 곧바로 재택근무 형태를 시작해

4-5월 긴급사태를 정점으로 거의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

많은 기업들이 작년 내내 재택근무를 진행했다.

정말 1년간 재택 태세가 지속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집에서 하는 근무는 대략 이런 상태


그러다 보니 기업 내에서도 재택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직접 교류 감소, 그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문제)을 해결하기 위해 캐쥬얼 미팅 등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추가시키고 있다.

우리 회사는 크루라리(crew ralle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30분간 자유롭게 무엇이든 얘기할 수 있는 캐주얼 미팅 시간을 권장하고 있는데, 주로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진행된다. 예전처럼 밥 먹고 술 마시면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보통 업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열 몇 명 정도로 끝나는데, 난 30명 넘게 했다.. 왜냐하면 새로운 사람과 얘기하는 걸 좋아해서 ㅋㅋㅋㅋ

코로나 관계 없이 난 크루라리 수혜자다 ㅋㅋㅋㅋ


(여담이지만 이 계기로 나는 1:1 대화에서 더 강점을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1:1 대화에서는 공백이 없고 누구랑 대화해도 계속 계속 새로운 주제가 나와서 대화가 끊김이 없다.

엔프피라 가기 싫은 모임이 없을 정도로 모든 모임을 다 좋아하는데 단체 모임에 가면 너무 즐거워하고 있는 내 내면과 달리 겉으로는 집에 가고 싶은 표정이 나와서 사람들이 전혀 즐겁지 않은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


우리 회사는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된(도쿄 1일 확진자 수에 근거) 지금도 아직 재택근무 자유의 체제를 바꾸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 팀은 워낙 출장이 많은 팀이어서, 코로나 이전부터 근무 장소가 회사가 아니었다. 집, 카페, 공원 등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다들 딱히 회사로 근무지가 한정되어 있지 않다.

재택이라기보다는 재모(在某) 느낌..

이게 얼마나 좋은 건지 정말 해 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천국이다 정말


단순히 업무량이 적어서 일하다 딴 거 하고 이동해서 하고 이런 싸이클이 아니라

업무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에서 근무할 시에는

아침 7시반에 미국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고

오후 3시-4시에 운동을 하고

저녁 8시-9시에 영국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고 이런 식이다.

엄밀히 보면 야근, 시간초과근무도 있지만 다른 시간에 조절이 가능하기에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 

밤 9시에 한 핀란드 클라이언트와의 미팅


우리 집은 도쿄에서도 넓기로 유명한 요요기 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어서

산책 혹은 조깅으로 가끔 들르곤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 충동적으로 공원에 노트북을 가지고 방문했다..!

와우 이건 너무 좋잖아


주변에 사람들 많은 건 좋은데 실내 공간은 안 좋아해서

회사에서도 자주 옥상 테라스가든에 가서 근무하곤 하는데 ㅋㅋ

회사 건물 옥상 테라스에서 5시에 회의 끝마치니까 불 켜져 있는 도쿄타워와 스카이트리 

자연과 인간의 소리가 섞인 적당힌 소음과

운동하는 사람+쉬고 있는 사람들의 조화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일한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 몰랐다..!


주1회는 색다른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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