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의 미학 8화
경영학도였지만 회사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무언가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내가 엑셀을 생각보다 못한다는 자괴감도 들고 또한 주어진 업무를 빨리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돋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무직에서는 엑셀 활용법이 중요한데, 그럴 때 만들고자 하는 차트를 만들고자 무언가를 찾아보면 그만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엑셀을 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기능을 익히고 교육시간에 참여하고 또 무언가를 해보는 방법이 있지만 가장 빠른 방법은 따로 있다.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지금까지 작업한 엑셀을 제대로 저장하지 않아, 또는 오류로 인해 엑셀을 날려먹는 방법이다.
엑셀을 몇 번 날리다 보면 무한한 원동력이 생긴다. 그동안 했던 파일을 날리다 보면 좌절감도 생기지만, 또 하다 보면 한 두 번 해봤지만 그동안 쌓인 실력 때문에, 집중하며 익힌 단축키나 새로운 기능을 그만큼 빨리 습득하게 되는 계기도 없다.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무언가를 제출해야 하고, 사정을 설명하고 늦춘다 해도 무언가를 오늘 내에 완성해야만 한다. 그럴 때는 슈퍼히어로도 부럽지 않은 초능력이 나에게 생긴다. 지난 몇 시간간 해왔던 내 삽질에 대한 공허감, '저장' 버튼을 누르지 않았던 내 안일함, 이 파일만이 어딘가에 딱 맞는 열쇠인 양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눈들의 압박이 나를 슈퍼히어로로 만든다.
엑셀이 늘지 않아 고민하는 여러 직장인들에게 엑셀을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을 나누자면, 몇 번 날려먹는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그 순간에 쌓인 내 스킬은 갑자기 나를 엑셀 신공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동안 해왔던 엑셀 작업은 무한대의 스킬을 발산하며 그전에 들였던 시간을 모두 합한 시간보다 훨씬 더 단축된 시간으로 완성본을 만들어 낸다. 엑셀은 이렇게 배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