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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Jul 03. 2021

더할 나위 없는 인생 최고의 소비 방법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소원이 있다면 나를 그 경기장으로 다시 데려가 주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샌프란시스코 여행 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경기를 직관한 그 순간으로 시간을 맞추고 싶다. 홈구장에 내디딘 설렌 발걸음은 열광적인 관중 속으로 홀린 듯이 이끌렸다. 위대한 미국인이 만들어 놓은 '지상 최대의 자본주의'를 넋 놓고 바라보았다. 소원 이루어졌다. 그토록 원하던 스테픈 커리의 경기를 홈구장에서 직관하다니. 관중의 함성소리를 안주삼아 세에서 가장 비싼 햄버거 맥주 세트를 와구와구 삼켰다. 왜 그토록 NBA에 열광하는지 오감으로 체험한 일순간이었다. 협회의 공식 명칭은 '전미농구협회'지만 왜 그들이 호기롭게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라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 이곳이 NBA다. 이곳이 바로 미국 자본주의 끝판왕인 곳이다. 농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NBA 역사의 찰나를 거한 금액을 지불해 내 오감을 일깨워주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바꾸었다.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소비였다.

이곳이 NBA다
직접 관람하지 않으면 그 감동을 절대 느낄 수 없다



행복한 사람들은 경험이 풍부하다


2003년 토머스 길로비치 미국 코넬대 교수팀은 '소유 소비'보다는 '경험 소비'가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행복감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MZ세대를 사로잡는 '펀슈머 마케팅'의 유행도 이러한 경험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이색적인 콜라보 굿즈에 '한정판'을 붙이면 소위 대박이 난다. 재미와 인증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대표적인 소비습관은 이런 한정판에 불타오른다. 민트 초콜릿을 좋아하는 '민초단'이나 추운 날씨에도 '얼죽아'를 자발적으로 인증하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는 이를 '콘셉친'이라 표현했다. 기업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소통하고 새로운 팬을 불러 모으는 그들을 지칭한 새로운 단어이다. 경험에 대한 소비에 가치를 훨씬 더 많이 두는 요즘 세대들은 '가잼비'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 펀슈머(funsumer): 물건을 구매할 때 상품에 대한 재미와 소비하는 경험을 통해 느끼는 소비자를 일컫는 용어로 이들은 자신의 소비 경험을 공유해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 도른자 마케팅: 기발한 아이디어로 제품을 홍보하거나 출시해 MZ세대의 이목을 끄는 마케팅 전략을 의미한다.
∙ 콘셉친: MZ세대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같은 취향의 세계관 안에서 소통하고 새로운 팬들을 불러 모은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마태복음 25장 29절



경험이 많은 자는 더욱더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추억까지 빼앗기리라


대니엘 길버트 교수는 "행복은 미래를 예측해서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멋진 노년을 위해 현재의 쾌락을 감내하려 한다. 은퇴 후 노년을 멋지게 보낼 수 있다는 환상으로 여행, 스포츠, 음악과 같은 비싼 여가를 추후에 누리기 위해 참고 인내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미래는 항상 바뀐다. 오래 견디고 앞날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참더라도 미래에는 필히 다른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값진 여행의 경험이 주는 선물을 만끽한 자는 이어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꿈꾼다. 여가에 대한 경험이 순간의 가치를 낳고 또 용기를 주어 또 다른 체험에 대한 가치관이 풍족하게 형성되는 것이다. 체험을 맛본 자는 더욱더 즐기게 되고 그렇지 않은 자는 있던 추억까지 가물가물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 최고의 소비방법은 경험에 대한 소비이다.


또 어디로 떠날까? @stilclassics, Upsplash




그리고 남기다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부터 여행지에서의 좌충우돌 순간, 그리고 제자리로 돌아와 잠시 머무른 곳을 그리워하는 순간까지 모두 포함다. 여행을 통해 생각과 습관, 고정관념이 바뀌어 인생을 변화시킨 경우도 허다하다. 수천 년의 역사를 흡수 그 자리를 꿋꿋이 지켜온 로마의 판테온을 보며 고개를 숙이게 되고, 예카테리나 2세가 러시아를 부흥시키고자 수집한 수많은 작품들을 보며 그녀의 열망에 감탄하고, 제주 성산일출봉에 올라가 자연이 주는 끝없는 감동에 눈물을 훔치는 이런 경험들은 내가 직접 여행을 가봐야 알 수 있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그림으로 글로 또 영상으로 남기면 여행에서 느꼈던 오감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남김으로 순간 기억 저편에 떠올랐던 그 장소의 내가 나의 가슴을 때린다. 그리고 그 경험이 녹아든 순간은 영원히 남을 기록 유산이 된다.

아로새기다 @Wolfgang Rottmann, Upsplashd


<참고 자료>

- 스포츠 인문학TV#38 경험 소비를 늘려라https://www.youtube.com/watch?v=tSKjucyIy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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