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갑작스레 이별 통보를 받았다. 4년간의 그녀의 사랑이 한마디로 정리가 되는 게 믿을 수 없어서, 어제까지 달콤한 말을 하던 그가 갑자기 변해버린 게 믿기지 않아서 하염없이 울고 싶은데 혼자 울 곳을 찾아 그녀는 한강을 갔다. 한강 강물 앞에서 목놓아 울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다.
막 이별한 그녀: 아저씨.. 왜요?
검은 옷 아저씨: 아가씨, 왜 그렇게 많이 울어?
그녀: 아녀. 그냥.. 좀 안 좋은 일이 있어서요. 근데.. 아저씨 저쪽 멀리 계셨던 거 아니세요?
아저씨: 응, 맞는데 아가씨가 너무 울어서 나쁜 생각 할까 봐 한번 와봤지.
그녀: 아녜요.. 저 그런 생각 안 해요.
갑자기 정신을 차린 그녀가 용기가 생겨 평소에 궁금한 걸 물어보았다.
그녀: 근데 아저씨, 여기 물고기는 많이 잡혀요?
아저씨: 뭐 그냥저냥. 잡히는 날도 있고, 안 잡히는 날도 있고 그렇지 뭐.
그녀: 뭐가 많이 잡혀요?
아저씨: 뭐 여기가 강이니깐 농어도 있고, 뭐 쏘가리도 있고 그래.
갑자기 창피함이 몰려온 그녀가
그녀: 아저씨, 저 갈게요. 물고기 큰 거 많이 잡으세요.
아저씨: 어? 어, 그래 아가씨 나쁜 생각 하면 안 돼. 열심히 살아.
그녀: 네.. 감사합니ㄷ...(줄행랑)
아니요 그게 아니고요ㅠㅠ @Bob_Dmyt, pixabay
잘될 수도 있고 잘 안될 수도 있다
사랑이 다가올 수도 있고 떠나갈 수도 있다. 물고기가 잡히는 날도 있고 안 잡히는 날도 있다. 그토록 원하던 회사에 취직하는 날도 있고 또 정리하고 나오는 날도 있을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엔 만남과 이별이 있다. 만남보다 이별이 더 슬픈 것은 그 시간이 나에게만 길고 긴 시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우리는 닫힌 문만 보고 두드리며 열어달라 애원하지만 바로 옆의 활짝 열린 문을 보지 못한다. 몇 번 이렇게 어리석게 겪고 나면 아저씨처럼 옆문을 알려주는 구세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 문 아니야 @madze, upsflash
사람에게 상처 받은 건 사람으로부터 위로받는다
마음을 추스른 그녀가 카톡이 왔다. '오늘 쏘가리탕 내가 쏠게. 라임쩐다ㅋㅋ' 그렇게 우린 쏘가리탕 집에서 만났다. 그녀는 훨씬 밝아보였고 우리는 쏘가리탕을 시켰다. "근데 그 아저씨한테 진짜 고맙다. 아니었으면 그 한강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모르잖아.", "그래, 아저씨한테 배꼽 인사해." 전 남자 친구가 그녀의 손을 놓았다면 반대편의 아저씨가 손을 잡아 주었다. 예상치도 못하게 간 한강에서 그녀는 인류애를 되찾은 것이다. "근데 이 쏘가리 그 아저씨가 잡은 거 아냐?", " 와 대박! 아저씨 여러모로 은인이네.", "아저씨를 위해 다 같이 건배! 아저씨 쏘가리 많이 잡으세요. 저희도 나쁜 생각 안 하고 앞으로 열심히 살게요! 짠하자, 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