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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3. 2021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90년대생이 아니라 '호돌이'
호돌이 아시는 분들, 평화의 광장으로 모여라!
90년생을 구별하는 기준
'90년생이 온다'라는 이후로 어디서든 흔치 않게 90년생을 접할 수 있다. 월요일 점심시간, 주말 얘기를 하다가 조카와 88 호수를 간 얘기를 전했다. 조카가 호돌이 좋아하더라 하니깐 94년생이"호돌이가 뭐예요?" 물었다. "헉.. 호돌이 몰라요? 전설의 호돌이?", "아.. 포돌이요?", "포돌이는 경찰 마스코트고 호돌이." M세대도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 다른 90년대 생을 불러서 호돌이 알아요? 물어보니 "네 알아요." 휴.. 안심이다. 허나 다들 그 뒷말에 웃음이 터졌다. "국사책에서 봤어요." 그렇다. 90년대생은 호돌이를 국사책에서 알아본 것이다.
M세대: 밀레니엄 세대, 모바일 세대, 나 자신을 중시하는 세대를 말한다. 모바일, 마이셀프, 무브먼트의 첫 글자이다. 1980~2000년대 태어난 젊은이들로 베이비부머를 부모로 둔 세대. 인터넷, 편지보다는 이메일, 텔레비전보다는 컴퓨터에 익숙하고 강한 독립심과 자유로운 사고로 규정지어진다.
Z세대: 밀레니엄 세대를 뒤잇는 세대. 일반적으로 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 디지털 원주민. 전자기기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50프로를 넘고,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
호돌이가 누구 손에서 탄생했냐면
83년 지면 공모를 통해 88 서울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로 탄생한 호돌이. 82년 서울 올림픽 상징물에 대한 현상공모를 시행했는데 최고 득표가 '호랑이'었다. 이후 지명공모에서 김현 님이 디자인한 상모 쓴 아기호랑이가 당선되었다. 이후 5개월 동안 수정 작업 후 11월 말 엠블럼과 함께 정식 공표되었다. 애칭 현상공모를 통해 명칭이 정해졌는데, 총 6,117통 엽서 응모에서 396통으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호돌이'가 확정되었다. 여성형 마스코트는 '호순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김현 고문은 한국의 정체성을 입히기 위해 호랑이 줄무늬가 가려지지 않은 상모를 떠올렸고, 이 상모는 역동적인 느낌을 주고 S자로 그려서 서울을 나타냈다. 이후 호돌이와 호순이 마스코트는 양궁, 승마 등 정식종목 23개와 시범종목인 배드민턴, 볼링, 장애인 휠체어 경기 등 올림픽 전 종목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서울 올림픽 이후 호돌이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올림픽 헌장에 의거해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에 귀속되어 있다. 이후 김현 고문은 93년 대전 엑스포 공식 마스코트인 꿈돌이도 디자인한 경력이 있다. 꿈돌이는 20년도 말 인스타 계정과 틱톡 계정이 만들어져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이 할미 때는 말이야
"이 할미 때는 말이야, 호돌이라는 이름을 지지하려고 문방구 가서 엽서 살 때란 말이야. 엽서 알아? 그 종이 반 페이지보다 더 작은데 빳빳한 종이 사서 집에 와서 한 자 한 자 정성을 들여서 이 이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야 혀. 그다음에 우체국으로 달려가서 우표 사서 혀 내밀어 침 한번 바르고 안 삐뚤어지게 온 정성을 다해서 우표 네모칸에 우표 붙이고 나서 또 그게 끝나는 게 아냐. 빨간 우체통 앞에서 엽서 두 손에 껴서 기도를 해야 혀. 잘 되게 해 달라고, 이 이름이 뽑히게 해 달라고. 그다음 우체통에 넣고 보내야 혀.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얼마나 긴지 몰러. 지금 너네가 그 네모난 핸드폰에 손가락으로 틱틱 누르면서 '나 투표했다.' 이거랑 차원이 다르단 말이여. 이런 정성 하나하나 한 땀 한 땀 온 국민의 염원으로 탄생한 애가 호돌이여."
·할매니얼: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로 할머니 스타일에 열광하는 현상
·할매 입맛: 흑임자와 쑥, 인절미 등으로 만든 음식을 찾는 입맛
·할미룩: 고풍스러운 느낌의 카디건과 풍성한 긴치마를 매치해 입는 룩
·할밍아웃: 할머니와 커밍아웃의 합성어로 당시의 추억이 담긴 물건과 생활을 공유하는 신조어
호돌이가 어느 정도였냐면요
이제 2000년생과 같이 일하는 시기가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면 라테 한잔씩 사주고 호돌이가 어떤 존재인지를 읊어야겠다. "여러분들이 호돌이를 모르시겠지만 어떤 존재인지 설명을 해드릴게요. 자, 여러분들이 다 아시는 카카오 프렌즈 있죠? 거기 캐릭터가 몇 개죠? 라이언, 어피치, 튜브, 콘&뮤지, 프로도, 네오, 제이지까지 8명인데 걔네가 아무리 풀 메이크업하고 풀옵션에 풀장착하고 8명이서 한꺼번에 덤벼도 호돌이가 상모 돌리면서 등장하면 혼자서 올킬하는 존재예요. 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최고의 올림픽 마스코트 3위로 꼽힐 정도예요. 카카오프렌즈가 전국구라면 호돌이는 월드스타예요. 자, 끝. 라테들 마셔요." 인정하는 호돌이 친구들 있으면 올림픽공원에 평화의 광장 앞에서 만나자! 호돌이 열차타고 88 호수까지 한 바퀴 돌면서 ｢손에 손잡고｣ 부르고 내려서 도토리묵에 동동주 한잔 하자. 우리 이제 그럴 나이잖아?
넌 나의 영웅이야, 호돌아 ⓒ디자인파크, I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