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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패션가 Aug 05. 2024

인생에도 〈 블랙스완 Black Swan 〉은 있다

〈 프롤로그 〉 —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진격의 거인 같은 존재

18년간 나의 커리어에서,

지금껏 〈 다음 〉 을 예정하지 않고, 나는  '쉼'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동안 입사 결정이 내정된 곳 없이

'휴식기간'을 가진 적이 없었다는 의미다.


제일 길게 쉬었던 적이 약 2개월 남짓? 한 기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엄밀히 말해서,

블랙스완 Black Swan은 경제용어 이다.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실제 일어나는 현상.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큰 충격을 주는 상황을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이같은 블랙스완의 이벤트는 3가지 특징을 나타낸다.


 1. 예측 불가능성: 이러한 사건은 사전에 예측할 수 없으며, 기존의 경험이나 데이터로는 예상할 수 없다.

 2. 엄청난 영향력: 블랙스완 사건이 발생하면 금융시장, 사회, 정치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3. 사후 합리화: 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사람들이 그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그것을 대부분 예측하지 못했다.



지난 6월 중순부터 〈 쉼 〉 을 시작하여 약 2개월을 채우고 있는 지금,

상당히 이례적인 시간의 흐름이다.


블랙스완 이벤트를 커다란 내 인생의 지금 지점에 대입해 보니, 딱 맞아떨어졌다.


어쩌면 이같은 이벤트는 사회만 겪는 현상이 아니라,

나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마치 ‘진격의 거인’ 같은 존재 였다.


지금부터 나는 왜 이 이벤트가 벌어졌는지,

이벤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소개하려한다.

(앞으로 색다른 어떤 이벤트가 벌어질지는 아직은 예측 불허 상태다. )



그럼 누군가가 나에게,

지난 2개월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하였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최대한 소소하고 단조로운 일상에 집중했다.


그리고 주변과 내 머릿속을 정리 정돈했다.


1.  단순하고 소소한 일상다반사

  매일 아침 청소로 하루를 시작하기

  돌밥돌밥 —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 하는 정신없는 하루하루

  당근 하기 — 판매자로서 위엄(?) 갖추기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의 전시 즐기기

  머니 케어 — [집사입니다]

  남들 〈 출근 시간 〉에 원 없이 운동 —

  다부진 (?) 몸만들기

  다이소 쇼핑 —  집 정리 정돈의 필수 쇼핑 코스


〈 소소한 일상 사진첩 〉



2. '경험' 정보의 지식화 ⇒ 내 머릿속 [데이터베이스]

  다독 다작



그동안 너무 많은 과업들이 나에게 주어졌었다.

대표라는 직책과 직무,

대표 이전에 여성복 브랜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커뮤니케이터,

투자라는 안건과 협상 과정,

CEO를 대신해서 관리했어야 했던 외부 기업의 CMO의 자리 등.



모든 것들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2개월간 몸을 쓰면서,

작업(?)을 단순화하고 머리를 비우고,

행간을 읽었을 때,

그동안 내 행적들의 원인과 결과가 이해가 되었고,

다소 바보 같기도 했으며

다시 그 문제에 직면한다면 나는 무엇이리라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알고 했다'라기보다 '해내야만 했다'라고 설명될 수 없는 밖에 없었던 경험의 정보들의 퍼즐 조각들이 끼어 맞춰져 제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은 이 시간이 '행복하다'라고 생각되고 표현되기도 했다.

그러나 때론 '이래도 되나?'라는 일종의 죄책감(?) 따위로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더 멀리, 오래가기 위한 〈 정차 〉 같은 것이라고 다독이고 있다.




요즘 나는 마라톤 연습을 한다.

물론 8.15km 밖에 되지 않는 거리이긴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뛴다지만 습한 무더위 아침의 3~4km도 쉽지는 않다.


마라토너들을 향한 경외심에 흠뻑 취해 있는 와중에,

이 같은 나의 일상에 위로가 된 그들의 주행법이 있었다.



실전 대회를 목전에 둔  D-day 전에,

최소 일주일 전부터는

(큰 대회는 약 2주~10일 전부터는) 휴지기를 갖는다.


에너지를 비축하고,

부상을 방지하며,

식단을 관리한다.

보강 운동 중심으로 그들의 몸을 단련한다.


그 전의 훈련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지독히 달리고,

'기록'을  통해 자신을 이기는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


그리고 이제 곧 있을,

벅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해 잠시 [ 긴장된 쉼 ]을 청한다.



어쩌면,

지금 나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멈춤이,

달콤하면서도, 불안하다.

또 한편으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지금을 보내야 하는 이때가 아쉽기도 하다.


축척되고 다져진 지식과 체력으로

다시 맞서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동시에 일렁이고 있다.


아쉽냐 VS 간절하냐

무엇이 이겼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일 매 순간이 비등비등하다.


나는 20대도 30대도 아니다.

마흔 중반의 다소 묵직할 수 있는 무게감이 “괜찮다”고 하다가도 “안 괜찮다”라며 엎치락뒤치락한다.

그러나,

내 마음의 나직한 한 마디,

이번 여름을 잊을 순 없겠다.

로 정했다.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브런치스토리를 긁적이는 지금의 이 기록이겠다.


시간이 허락되는 지금.

나는 최대한 많은 나의 서사를 담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또 시작되는 언젠가,

나의 손가락 ‘감성’은 '기획서 이성'으로 바뀌어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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