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 Jun 10. 2020

스와라 인디아

첫 인도 여행기_아유르 요가 베케이션


2020年 2月 15日

출발 전날.


지난 10월. 나는

나의 스승의 나라 인도를 스승과 함께 여행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12월. 스승은 한 달 반 정도 먼저 본국 인도로 귀국하고

그 동안의 나는 잠시 모든 작업 활동을 중단한 채

10월부터 2월까지 여행자금 모으는 일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낸다.

단기간에 돈을 모은다는 건. 숨이 탁탁 막히게 몸이 힘든 데이데이로

일하는 하루는 길었지만 석 달의 시간은 금방 흘렀다.

마침내

출발 전날이 다가왔다.



내 그림에 가족처럼 등장하는 몇몇의 친근한 동물들이 있다.

개. 금붕어, 토끼. 이 아이들은 마치 그림자 따라다니듯 자주 컷 안에서 함께 한다.

그리고 의미를 담고 싶은 순간에는 흰고래와 소, 파랑새, 용, 코끼리를 그리고 있다.


헌데 코끼리를 그려놓고 보면

왜인지 항상 연보라색 몸에, 태생적으로 신경질이라고는 모르는 것 같은 얼굴로 활짝 웃고 있는 것이다.


코끼리를 그리고 나면 그린 내가 해피해지곤 했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해피 코끼리는 나의 어디에서 왔을까...

가끔 곰곰이 생각해 보곤 했다.

_

인도(india)

어떤 곳일까.


_

그곳엔 코끼리가 많다지?

인도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던 나도

가네샤쯤은 알고 있었다.

사람의 몸에 코끼리 머리를 하고있는 지혜와 행운의 신이다  

가네샤요가매트도 함께 생각났다.


아니아니 그전에  인도’ 라하면

가네샤를 알기 훨씬 전부터 내 상상의 인디아 땅에는

어 홀 뉴 월~ㄷ

마법의 양탄자가 날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땅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과 지니 요정이 있지

1+1 덤을 좋아할거같이 생긴 이 푸르뎅뎅한 아저씨를 좋아했었다.


그리고

인도하면.

카레!

식상할지 모르지만 한국 사람에게 인도하면 카레를 빼놓을 수 없지 않은가.


내가 알고 있는 카레는 돈가스 라든가 계란 프라이가 얹어진

맛이 신통방통한 카레인데

아직 모르는 본국의 카레는 어떨까.그 맛이 여전히 신통방통할까...

손으로 먹는 건 또 어떤 느낌일까.


_

그리고

그곳은

무려 모글리가

불을 훔쳐 달아났던 곳이 아니던가.


모글리와 발루, 바기라가 함께

신나게 뛰어다니던 영화 속 그 울창한 숲을 보면서

내가 사는 곳의 숲과 다른 정글은 위험하고 또 앞도적으로 거대했지만

한편으론 어쩐지 안락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_

이미

그곳에 선생님들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무계획에 난생처음 가보는 땅이었지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라는 사실이

수영 못하는 사람이 물 위에 구명조끼 입은 것과 같은 안심으로 다가왔다.


_

두근거리는 출발 전날.

큰 트렁크 앞에서 아직 다 싸지 못한

어지러운 짐들에 둘러싸여

상상들을 하나씩 펼쳤다가 짐과 함께 하나씩 접고 있는 나였다.

즐겁게 이 생각 저 생각하는 건 좋지만.

환상과 상상,선입견 때문에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것들이 가려지면 안 되니까.하고


여행 출발 전날 밤은

설렜고 두근거렸고,

그리고 뭔가 현실이 아닌 것 같았고

벌써 그동안의 육체적 고생이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가족들의 자는 얼굴을 괜히 한번 들여다 보게 만들었다.


그렇게 여행 시작 날이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p.s>


21세기. 소는 어느나라나 살고 있다.


한국의 소는.소의 눈은 내게 짠하고 깊은 잔상을 남기곤 하는데.

소들이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그곳에서의 소는 어떤 눈을 하고 있을까.

이곳의 소들과 많이 다른 눈을 하고 있을까.

한국의 소와 인도의 소들을 상상하다 잠에든다  





작가의 이전글 여름에서 여름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